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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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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 걸으며 벗어난다. 관계로부터. 21평형 아파트먼트로부터. 실시간 공사현황보고로부터. 융자상환금으로부터... 물질은 정신을 지배할 뿐 아니라 확실히 지배한다. 한쪽 다리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이제 그만 멈추라고 한다. 흥, 감히 내게 명령하다니... 더 빨리 걷는다. 나는 내 몸을 지배할 뿐 아니라 확실히 지배한다.
제기럴, 기껏 혼내줄 수 있는 게 내 몸 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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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삶의 삼각구도 육체, 정신, 물질,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는 인간살이<br />
이런 유기성의 어느 고리 하나 풀릴 때 균형을 잃게 되고 생의 굴레가 되고<br />
그래서 선각자는 삶은 고해라 했나 봅니다<br />
'걷는다' 라는 행위를 통해서 '脫'하는 시중 화자의 구체적이고 진솔한 묘사가 공감 됩니다<br />
육체를 지배하는 강한 '자아'일 듯 하다가, 마지막 연에서 자조의 묘사가 뭉클하네요<br />
오랜만에 김재성시인의 좋은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 건필하세요<br />

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김재성님, 반갑습니다. 잘 계시죠? 걷는것으로 세상사를 벗어날 수 있다면 정말 좋겠군요.<br />
제 생각엔 이런 산문 형태보다는 연갈이가 훨씬 낮지않을까 싶은데요.<br />
포항 하면 그 작은섬 이름이 뭐였죠? 그 밤바다가 너무 좋았다고 말하던 재성님이 늘 떠오를것 같습니다. 많이 쓰세요.

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
일정한 리듬은 우리를 편안하게 한다 합니다. 저도 걷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일정한 보폭, 일정한 발 떼어 놓음, 이생각 저생각이 떠오르고... 걸음에 이완되어 그런지 생각이 잘 정리 되곤 합니다. 많은 시상들이 떠오르기도 하고.,..정리되기도 하고.....<br />
김시인님, 너무 몸을 혼내지 마세요. 나중에 몸이 김시인님을 혼낼 날이 오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몸을 지배 할 수 있는 날은 일종의 특혜가 아닐까요!

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그렇군요. 일정한 리듬이 주는 편안함을 나도 모르게 즐기고 있었더랬어요. <br />
저는 늘 걸어요. 퇴근할 때 시간여유가 좀 있으면 늘 걸어서 집에 가죠. <br />
허청미선생님, 좋은 지적을 해주셔서 고마워요. 과분한 칭찬은 때로 힘이 되지요... 훗.<br />
유정임선생님, 그 작은 섬... 밤에 보니까 너무 폼나 보였죠 ? <br />
그 섬이름이.... 글쎄 뭐였더라. 지도를 찾아봐도 섬은 그려져 있는데<br />
이름은 적혀있지 안네요. 너무 조그매서 그런가봐.

손한옥님의 댓글
손한옥 작성일
김재성시인님 자조적인 모순어법이 코끝을 찡하게 합니다<br />
한 역설逆說에서 또 하나의 역설力說로 이동 되어져서 <br />
강한 감동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것은 <br />
먼저 진정성에서 성공한 작품이라 여깁니다<br />
좋은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br />
이젠 걷는것에서 도약하여 가파른 길일지라도 <br />
달리는 작품을 기다려보겠습니다

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br />
옙 !..... 스타트 건을 쏘시면<br />
달려 나가겠습니다......3...2...1... PANG!<br />
<br />
그렇게 달리다 보면 헤겔로부터 <br />
유물(唯物)스러운 몸으로부터 좀 벗어나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