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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담 情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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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기
댓글 3건 조회 1,975회 작성일 05-07-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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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담 情談 >

한잠 깨니 두런두런 두분 이야기 소리.

가만히 들으니,
마른 토란잎에 여름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다
깜깜한 어둔 길에서 만난 불빛이다
자다가 목이 말라 뻗은 손에 잡힌 물그릇이다.

두 분 중 한 분, 한쪽 손바닥이 없다면.....?

그래 세상은 한바탕 손뼉 치기다.
이쪽 손바닥은 저쪽 손 바닥을 바라보고
여기 손바닥은 저기 손바닥을 만지고
요 손바닥은 조 손바닥을 듣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은 마주 보고 있다
서로를 꿈꾸고 있다.


< 과음過陰 >

시골집 안마당 감나무 하나.
키는 한 길 인데, 그림자는 열 길.

나는 저런 여자를 알고 있다.

허구한날 매를 맞는 여자,
밤새 술주정을 받아 주어야 하는 여자,
바람은 저 혼자 다 펴놓고 의처증인 남편을 둔 여자,
하루 종일 어디 나가지도 못하는 여자.

화장으로 겨우 가린 기미 밑에 눌러 놓은  
귀퉁이가 닳은 근심 같은거,
참아도 참아도 나오는 남루한 한 숨 같은 거.

창 저 넘어 까지 어둡고 길- 게....

그녀가 지워질듯, 아니 지워지지 않으려는 듯
희미하게 웃을 때
그녀의 작은 뿌리가
뚝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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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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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비가 오는 날 읽으니 시 속에 젖어듭니다.<br />
토란잎에 떨어지는 은빛 빗방울이 생각납니다.<br />
어렵지 않게 생의 굴곡을 잡아내는 능력.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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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장성혜님 드디어 침묵을 먼저 깨셨네요. 김시인님의 시심은 더위도 아랑곳 없으신가보군요<br />
이렇게 잠잠한걸 보면 모두들 지쳐있나본데<br />
마른토란잎에 여름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그것보다 더 정다운 정담이 있을라구요 <br />
키는 한길인데 그림자는 열길, 그런 여자가 어디 드러내놓고 아픈여자 뿐일까요?<br />
늘 편안합니다. 늘 그 편안한 시심때문에 선생님을 찾아오는 환자분들이 많은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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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

  여기는 제주도 성산포, 바다가 10m 앞에 웅얼대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그 바다가 벅찰 것 같아 물회 하나에 백세주 한 병 가지고 들어 왔습니다. 역시 잘 했습니다. 멀리 이가배를 보며 이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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