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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화 (手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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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지붕, 석가래, 기둥.....
표정으로만 남아 있는 앙상한 흔적들을
온 몸으로 지어 보이면
거기에 답을 해, 또 집을 짓고...
지어야 할 집들이 아직도 많은지
50대 남자의 퇴화돼버린 성급한 혀는
계속 데-데-
손짓, 발짓, 몸짓보다 번번이 앞서간다.
땀을 뻘-뻘- 흘리며
그려도, 그려도 끝이 없는 집, 집.
이 세상엔 쓸데없이
너무 집들이 많은 것 아닐까?
당신들의 꿈자리에라도
풍경이 간단했으면 좋겠다.
아픈 손일랑 이제 내려놓고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하얀 집 한 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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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이 세상에 쓸데없는 집이란 없지요. <br />
사람에게 쓸데없는 집은 짐승이 살고, 짐승에게 작으면 벌레가 살고...<br />
언어로 지은 집 또한 맞춤일 누군가에게는 의미있고 가치가 되겠지요.<br />
그려도 그려도 끝이 없는 집... <br />
길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의 늪을, 그 느낌을 얻어내기에 내 읽음은 짧으나, <br />
우문 뒤 시인의 현답으로 또 한 채의 집이 지어진다면 <br />
그건 좋은 일이겠습니다. 단지 무한의 늪, 시쓰기의 가이없음을 바라보는 <br />
김선생님의 모습에서 순례자의 부르튼 발밑이 보여져 좀 안스럽군요.<br />
물리학에서 무한이라는 말은 무언가를 잘못하고 있을 때<br />
자연이 우리의 등짝을 후려갈기는 죽비와 같은 말이에요.<br />
미분방정식이나 장방정식을 풀 때 방법이 틀렸거나, 잘못 유도했다면 <br />
자연은 우리에게 무한이라는 답을 내놓지요. 어떤 계산을 끝냈을 때 <br />
무한대라는 답이 나오면, 공학자들은 바로<br />
내가 틀렸어, 잘못된거야....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br />
김선생님이 바라보는 끝없는 집짓기, 시쓰기의 늪도 그러한 결과인가요 ? <br />
무한에 얽메인, 무한의 늪에 빠져버린, 끝이 보이지 않는, 아니<br />
이 길의 끝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될 때의 절망감 같은...... <br />
<br />
제 경우는 그렇군요.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하얀 집 한 채 정도... 나도 <br />
그러한 꿈이나 꾸어야겠습니다... 제겐 가당찮을 욕심이지만.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보는 관점에 따라 생각의 깊이와 넓이도 달라질 수 있겠지요.<br />
일반적으로 수다는 사람의 정신건강을 좋게 하는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br />
(전문가 앞에서 주름 잡는다고 나무라지 마시길)<br />
언젠가 수화를 하는 청각장애인들을 식당에서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br />
손으로만 천천히 시작된 이야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br />
점점 빨라지면서 마침내는 손짓 뿐 아니라 온 몸으로 이야기하던<br />
그 청각장애인들을 보다가 마침내 내 온 귀가 멍멍해지던<br />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br />
비장애인의 시각으로 보면 그들의 손짓 발짓 몸짓이 <br />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워 보였을지 몰라도<br />
어쩜 그들에게 그들의 그 이야기는 너무나 중요하고<br />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였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br />
요즘은 수다떠는 남자도 아름답다고 하는데...(ㅎㅎㅎ 억진가?)<br />
시 감상 잘 했습니다.<br />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