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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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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연
댓글 9건 조회 2,315회 작성일 05-03-0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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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겨울이였어, 공평하게
눈이 내리던 날 잠깐만,
체크무늬 스커트에 자주색 스웨터를
걸치고 막무가내인 마음을 따라
기우뚱거리는 버스를 탔지
최대한 경치 좋은 곳에 약속 장소를
정한 탓일까
포르노 비디오테잎을 감는 기다림보다
더 환한 그리움에
눈길에 빠진 버스도 말없이 밀었지
나 없이도 순탄한지
천연스레 앉아 신문을 펼쳐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 꼭,
음탕한 말만, 낙서처럼 어지럽게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질투하는 눈이 급하게 신문을 구긴다
넉넉한 산 하나가 눈에 들어와 앉을 때
녹차 한 모금을 마셨다
급한 소식이 비밀인 양 몸을 찌른다
구겨진 신문을 들고 건물 모퉁이로 향했다
오래도록 배가 아팠다.
추천0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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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님의 댓글

김지연 작성일

  조심스럽게 용기내 봅니다. 최근작은 아니구요 . 오늘 아침 눈 보니까 생각나서 올립니다<br />
많은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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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

  저 또한, 용기를 내서 시를 올렸어요... 늘 그렇지요...내가 감동하지 않으면 남도 감동할 수 없는 것이 또 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물론 객관성이 배제되어 있기는 하지만요^^ ...지금도 간혹 볼 수 있는 화장실이라기 보다는 변소? 변소라기 보다는 측간? 같은 곳이 떠오릅니다...그런데 짬뽕으로 떠오릅니다...수세식 변기와 푸세식? 변기가 떠오르는건 왜일까요? 제 좁은 소견으로는 그 무엇인가가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히기도 하고 안읽히기도 합니다...제목이 '화장실에서'라는 것도 시를 안읽히게 혹은 읽히게 하는 요소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전 화장실 얘기만 나오면 한 10년 전? 아니 10년 쯤 되었네요...큰 애가 갓 돌이 되었을 무렵 그 푸세식 화장실에 빠져서 죽을 뻔 한 기억이 떠오릅니다...지금은 그 덕인지 아주 잘 크고 있지만요 ㅋㅋ...이미지라든가 시상을 끌고 가는 힘은 좋은데요...그 '무언가' 만 확실하게 잡으신다면 좋을 듯 합니다...너무 말이 많았지요?...그날 고생도 젤 많이 하셨는데...담엔 오래 앉아서 술도 나누고 대화도 나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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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시가 재미있어 좋아요.<br />
편안하고 경치 좋은 풍경 속에 숨어있다 나타나는 복병이 있지요. 공감이 됩니다.<br />
그런데 화장실이 아닌 장소에서 급하게 신문을 구겨 비밀스럽게 볼일을 보는 느낌으로 읽었어요 . 그래서 제목을 바꾸면 시가 확 살아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br />
시 너무 좋으니까 망서리지 말고 시 많이 올리세요.  <br />
<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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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김지원님, 작품으로 만나니 또 반갑군요. 자주 젊은 시인의 글을 만나면 신선해서, 야채 샐러드를 생각하지요. 우선 1행에서 '겨울'과 '공평'이라는 시어에서 어쩜 나와 비슷한 사유의 소유자라는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겨울 나목들을 보면 더도 덜도 아닌 그냥 공평해서 편해지는, 나는 그래요. 우선 그런 선입감을 깔고 보게 되더라구요. 그 다음부터 전개되는 시중 화자의 행위가 상상이 아닌, 현실처럼 (과거형) 시종 이야기를 풀고 있어서 단순히 어느 눈오는 겨울 날 일탈의 경험을 화장실에서 반추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 건지, 다시 행갈이 꼼꼼이 짚고 오독으로 갔지요. 어떤 일탈의 반추가 아닌 무엇이 숨어 있을텐데, 나의 시 보기의 한계인 듯 합니다.' 넉넉한 산 하나 눈에 들어와 앉을 때/녹차 한 모금 마셨다/급한 소식.../구겨진...../오래도록 배가 아팠다' 이 부분에서 시제인 '화장장실에서'와 연결고리를 찾아 보았는데요 젊은 시인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축지법적인 공중부양적인 사유의 비약을 나는 잘 헤아리지 못해요 이 작품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구요. 8행과 9행사이에 대칭되는 시적 이미지에 포커스를 맞춰봤습니다 나는 퍼즐을 맞추듯 시를 보는 버릇이 있습니다. 잘 봤습니다 계속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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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

  김 지연 시인도 참여 해주니 고맙고 반갑네요. 이렇게 다 같이 참여해 글을 발표하고, 다른 사람의 메아리도 들어 보고...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아직 참여 하지 않는 다른 분들도 같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br />
그런데 여자 분들도 화장실 아닌 곳에서 볼 일(?)을 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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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지난번행사날, 그날 모인 사람들 만큼이나 이지면이 빽빽하군요. 담배연기도 자욱하고 웅성거림도 들립니다.저도 그속 어느 한 구퉁이에 앉아서 중얼 거립니다. 화장실이 어딨지?<br />
김지연님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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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한옥님의 댓글

손한옥 작성일

  잘 감상하고 돌아가면서 몇 자 올립니다.<br />
저, 장성혜시인님의 감상에 공감하면서 저, 독자인 제 식성에 한번 맞추어 보았습니다.<br />
즉, 제목에서 은유적인 자리바꿈을 한번 해 보았습니다.<br />
<br />
얼마나 다급했을까요. <br />
그래서 가는 곳, <br />
<응급실>이란 제목이라면 갑자기 아픈 배와 잘 대비 될 듯 했습니다.<br />
단, 몸을 찌르는 강도가 좀 더 거세어지는 긴박한 상태를 나타내 주신다면...<br />
재미있었습니다 건필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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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10행까지의 시상 전개가 매우 감칠맛나게 전개되었군요. 한데 11행부터의 시상 전개가 무언가 순서가 뒤죽박죽된 듯하여 몇 번을 읽고 쉬었다가 다시 읽는데 여전 헷갈리네요. 제목과 뒷부분의 이야기에서 유머를 느낄 수 있어야 했는데 그런 느낌도 가질 수 없어서 아쉽네요.<br />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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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률님의 댓글

이성률 작성일

  느낌이 좋은 시였습니다. 굳이 과거형을 택한 것은 읽고 나서 두 가지가 마음에 걸린 탓입니다. 하나는 제목이고, 다른 하나는 마지막의 세 행입니다. 다른 제목으로 힌트를 주든지, 아니면 마지막 세 행의 비약을 조금 줄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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