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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도 가시가 있다 -텃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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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자 지느러미가 점점 길어졌다
우리는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물살을 거슬러
더 깊은 물 속으로 들어 가 보았다
키를 넘는 곳
발이 닿지 않는 곳까지
그곳은 견고한 울타리였다
걸러져야 할 탁한 물이 역류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이 억센 지느러미를 튕길 때마다
거침없이 일어나는 짠 물을 마셨다
뻑뻑한 그 문을 열기 위해 팔과 다리엔
더욱 날렵한 노가 필요했다
깊은 잠수는
머리를 가장 낮추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을 본 적 있다
빳빳한 지느러미마다
빼내야 할 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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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손한옥님의 댓글
손한옥 작성일
바람처럼 왔다가 흔적없이 사라지곤 했더랬습니다<br />
놀라운 작품과 날카로운 견책에 어쩜, 떨고 있었던것 같습니다<br />
여러 선배님과 시인님들의 열정이 저를 여기에 이끌었다 여깁니다<br />
(사실 허시인님의 질책이 많으셨구요...)<br />
많은 견책기다립니다 <br />
앞으로는 지중한 인연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br />
<br />
유수한 리토피아의 창창한 미래를 기원드리며<br />
귀한 여행에 동참하지 못함을 많이 아쉬워합니다<br />
좋은 시간되시고 무사히 돌아오시길 빌겠습니다

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간밤에 목련꽃 진 자리가 빈집처럼 휑하더니 오늘 이곳 시향이 가득하군요<br />
손한옥시인님, 오랜만에 이 자리를 환히 밝히셨군요. 정말 반갑습니다.<br />
<br />
우선 詩題 ' 물에도 가시가 있다' 낯설어서 신선합니다. 물고기들이 제 힘만큼 유영할 수 있는 영역을 지키기 위하여 완강한 것처럼, 살아서 숨쉬는 것들 제가 획득한 기득권에 완강한 것이 생존의 법칙이겠지요. 이 작품에서 보면 시중 화자가 '우리'와 '그들'이라는 복수형이군요. 1 : !의 관계를 넘어 집단과 집단 사이 수용되지 않는 불협화음을 '물'이라는 생존의 場을 통해서 시중 화자가 체험한 것을 진솔하게 서술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물'과 '가시'라는 상반되는 이미지를 곱씹어 봅니다.<br />
좋은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br />
<br />
이번 문학기행 함께하고 싶었는데, 서운하군요. 다음 기행땐 꼭 함께 하길 소망합니다.<br />
<창작노래 시> 2편 아주 좋던데요 혹시 작사가로 전업하시려는 건 아닌지...^^<br />
앞으로도 계속 회원작품란 풍성하게 채워주실 바랍니다.

심인숙님의 댓글
심인숙 작성일
지면으로 만나 저도 반갑습니다.<br />
시는 시제부터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고, <br />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지느러미들의 유영을 잘 보여주고 있고 <br />
고난을 헤쳐가는 어떤 삶의 성찰도 느껴집니다<br />
굳이 꼬집자면 뻑뻑한, 빳빳한의 어투가 거칩니다. 한번만 사용하시면 어떨까요.<br />
<br />
텃세가 좀 있어야 세상은 돌아갑니다. <br />
그래야 어린 지느러미들도 단단하고 강한 의지로 바다에 동승해 갈겁니다.<br />
저도 지느러미가 길어져서 봄을 헤쳐나갔으면 합니다<br />
좋은 시 감상, 잘 했습니다 <br />
<br />
<br />

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br />
봄이 오자 지느러미가 점점 길어졌다<br />
우리는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물살을 거슬러 <br />
더 깊은 물 속으로 들어 가 보았다........<br />
<br />
흐르는 물에 얹혀져, 떠밀려 가는 삶이 아니라<br />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삶, 더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가는 삶을 옅보며<br />
손시인님의 지느러미가 아주 단단하고 잘 여며져 있음을 느낍니다. <br />
탁한 물과 힘센 물도 그 지느러미러 헤치는데 부족함이 없으리라 봅니다.<br />
처음에는 지느러미 속의 가시가 물헤침을 견뎌내겠지만<br />
빼내야할 가시 모두 빼어낸 뒤에도, 지느러미는 <br />
부드럽고 강한 힘을 얻어 능히 저 물을 가르고, <br />
깊음과 드셈을 견뎌낼 수 있겠지요.

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
<br />
반갑습니다. 저도 잠깐 움츠려 있었습니다. 알레고리가 재미 있네요. 어떤 사건이 이 시를 가져 왔을까 궁금해집니다. <br />
<br />
...빳빳한 지느러미마다<br />
빼내야 할 가시 <br />
<br />
절창 입니다. <br />
조금 저에게 조금 부조화로 느끼는 부분은 <br />
<br />
뻑뻑한 그 문을 열기 위해 팔과 다리엔 <br />
더욱 날렵한 노가 필요했다<br />
<-> <br />
...빼내야 할 가시 <br />
<br />
입니다( 가시 없이 힘을 쭉 빼는 것은 빠름 보다는 유연함으로 연상을 해 봅니다).<br />
<br />
좋은 작품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