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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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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정임
댓글 8건 조회 1,886회 작성일 05-05-1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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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고 가다
누군가 거대하게 세워놓은
콘크리트 벽을 보았다
이쪽에서 보면 저쪽이 캄캄하고
저쪽에서 보면 이쪽이 캄캄할 죽은 경계
돌기 하나 없이 창백한 몸이다

거기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쓰다듬고 어루만져
지나온 손끝마다 숨구멍내
그 몸 살려 가는 손이 있다
매마른 손에 앙상한 힘줄이 드러나
더듬어간 흔적이 균열처럼 번져있다
작은 숨구멍들이 닥지닥지 붙어
오돌오돌 숨을 쉬고 있다

저 손등에 푸른 고백 주절주절 피었을때
그 속에 죽은 몸 품고 있는줄 모르는채
나 몇번이나
이 길을 지나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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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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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

  이쪽에서 보면 저쪽이 캄캄하고<br />
저쪽에서 보면 이쪽이 캄캄할 죽은 경계<br />
..죽은 경계? ....경계도 결국 관심, 애증이 있어야 경계인가요? 나와 대상, 그 사이에 놓인 붉은 벽, 높은 콘크리트란 타자. 그 시린 경계를 타고 오르는 하루란 노고. 그런데 담쟁이는 몇 번이나 유시인님을 그냥 지나쳤을까요? 담쟁이는 이런 시상을 떠 올리기나 해봤을까요? 참 많은 생각을 일으키네요. *'돌기 하나 없이'는 무엇을 나타내는지.....2연에서 3연은 시제가 점핑되며,제겐 모호함으로 다가와 몇번 읽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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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담쟁이와 콩크리트벽', '살아 숨쉬는 생명과 무생명' ,<br />
상반되는 시적 두 개의 대상을 정치해 놓고 그것의 상호 관계를 바라보는 시인의 따듯한 시선을 봅니다 나팔꽃 덩쿨이 녹슨 철조망을 치열하게 감아오르는 듯이, 시멘트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의 생명력을 단순한 생존의 본능으로 바라봄을 뛰어넘어, 생명이 없는(죽은) 철조망이나 콩크리트벽이 그냥 생명 있는 것들의 생존을 위한 이기적인 도구에 머물지 않고 그것을 끌어안는 '품'으로 바라보는 화자의 세상바라보기를 엿봅니다 2연이 참 따듯합니다 3연 1행에서 '푸른 고백'이라는 것이 좀 어색한 듯하고요 그 연 전체가 시인의 감정 이입이 너무 큰 것 같아요<br />
유시인님, 따뜻한 시 잘 감상했습니다  건필을 빕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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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창백한 몸인 콘크리트벽이 담쟁이의 손길이 닿아 새로운 배경으로 살아났군요. 무심하게 지나쳐보던 풍경이 유 시인이 이름을 불러주어서 다음부터는 무심하게 지나칠 수 없는 풍경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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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모두 고맙습니다. 돌가하나없다는것은 정말 너무나도 빤빤한 콘크리트 벽이었습니다. 허시인님, 3연은 저도 아직 마음에 들지 않는데 금반 지적해 주시네요. 남시인님, 보리밭이 누래지면 다시 한번 가보세요. 그땐 어떤 시상이 떠오르실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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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한옥님의 댓글

손한옥 작성일

  그야말로 집요하게 감아오르는 담쟁이의 생리를 발견한 지점에서 멀어지지않고 끈기있게 표현하셨군요 죽어있는 경계를 푸른 손이 숨구멍을 내면서 살려가는것으로 상승시켜가는 테크닉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br />
유시인님 말씀데로 끝에서도, 주제인 담쟁이의 집요한 힘을 놓지 말았더라면 했습니다<br />
마지막 1,2행에 화자의 사상이 가깝게 개입이 되어 관념화 되어진 연유인데 3,4행에다 살을 좀 더 붙이면 아주 완벽 할것 같았습니다<br />
길을 지나치는 나까지 휘감고 올라갈 수 있는 쪽의 현실 속 반전을 요해 보았습니다<br />
좋은 작품 볼 수 있어서 박수보냅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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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

  저 손등에 푸른 고백 주절주절 피었을때<br />
그 속에 죽은 몸 품고 있는줄 모르는채<br />
나 몇번이나<br />
이 길을 지나쳤었다<br />
.....................<br />
마지막 연이 몇번이나 제 눈길을 머물게 합니다. <br />
제가 출근길에 늘 오가는 길가에도 담쟁이가 파랗게 붙어있는데<br />
그걸 볼때마다 한참 눈길이 머물다 가곤 합니다.<br />
숫제 눈 속에 깊게 박혀버린 눈물처럼 아리는 구절들이 오래 가슴에 붙어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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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효선씨, 반가워요. 김효선 시인님이라 부르지 않아서 혹 기분나쁜거는 아니겠지요.웬지 시인이라는 지칭이 거리감이 느껴져서요. 정말 오래간만이네요. 겨우 지난 창립기념회때 익혀놓은 얼굴인데 또 가물가물 하려해요. 여기라도 자주자주 들르세요. 작품많이 쓰고 건강하게 보내고 있죠?<br />
관심보여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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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

  그럼요^^ 전 시인이라는 단어보다는 누군가 그냥 내 이름을 불러주거나 저도 부를때 언니나 오빠가 더 친숙하거든요^^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아무래도 거리감을 느끼게 하죠..가끔 다가가기 힘들때도 많구요^^ 이렇게 편하게 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훨씬 가까워진 느낌이에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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