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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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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한옥
댓글 6건 조회 1,845회 작성일 05-05-22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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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렉스 시계 말고
파랗게 어혈 든 줄기로 토끼풀 시계를 감아주는 그에게
뼈 없이 웃었으면 좋겠다

카메오 브로치 말고
꽃대궁 속 하얀 진으로 붙여 만든 민들레 꽂은 가슴으로
그의 머리를 안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벤츠 말고
낡은 운동화를 신고 산을 올랐을 때 축축한
그의 여윈 양 뺨에서 내 입술이 젖었으면 좋겠다

모진 말 한마디에 돌아 앉는 등 말고
수천번 퍼붓는 폭설暴舌에도 슬픈 눈으로
그를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오늘 햇빛이 너무 밝아
이불을 덮어 쓰고 詩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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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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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

  천상 시인의 맘과 손을 가지셨네요...뼈 없이 웃는 날들이었으면 좋겠어요*^^* 넘 오랫만에 글을 남깁니다...자갈과 먼지만 풀풀 날리는 신작로를 달리고 있어서...하염없이 바쁘고 하염없이 햇살도 쏟아지고...그래서 하염없이 우울하기도 하고...'봄' 이라는 단어는 아주 짧게 지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또 너무 긴 터널같은 우울을 낳기도 하네요...그래도 멀리 글을 남길 수 있는 식구가 있어 행복한 봄밤입니다...아직 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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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말고, 말고, 말고, 말고 / 좋겠다, 좋겠다, 좋겠다, 좋겠다<br />
각 연마다 '말고'라는 도입과 '좋겠다'는 결을 놓고 볼 때, 이미 시중 화자는 기존의 상황에서<br />
脫하고자하는 소망을 깔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 소망은 물질적 극대 포장을 뜯어내고 정신적 침례의식과도 같은 거듭난 자기발견을 꿈꾸는 화자의 목소리가 절절하게 들립니다<br />
5연에서 이불을 덮어 쓰고 쓴 詩, 다음에 꼭 올려주세요^^.  기다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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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밝은 햇빛과 마주서기는커녕 그 밝은 햇빛마저 차단한 방안에서 그기에 이불까지 뒤집어쓰고 꾸는 꿈은 아름다우면서도 서글픕니다. 일상 속에서 잃어가는 순수를 그리는 마음이 소박한 시어에 담겨 더욱 생생하게 살아나는 듯 합니다. 시인이 아니어도 이런 꿈 누구나 꾸긴 할 터인데 세상살이가 더욱 더 각박해지는 건 이불 속에서 시 쓰는 것 만큼이나 역설입니다.<br />
건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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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토끼풀 시계와 민들레<br />
산이슬의 촉촉함<br />
폭설과 맑은 햇빛...... 시인이 원하는 대로<br />
그렇게 될겁니다. 모든 바램이 현실이 되는 <br />
5월의 끝, 이 푸름에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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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님의 댓글

김지연 작성일

  오랜만에 들어 왔습니다. 손한옥 시인님의 시를 사랑하시는 열정이 보이네요. 우리 모두 이런 세상에서 살 수 없나요  오월의 햇살이 유난히도 예쁘네요 시인님의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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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마지막 연이 너무 좋습니다.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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