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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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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청미
댓글 6건 조회 1,936회 작성일 05-05-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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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릿한 아카시 꽃망울 젖니가 송송한
계집아이 어미 손 잡고 팔랑팔랑 걸어온다
나와 너, 우리 사이 서너 걸음 가깝다
혹시 나와 함께 밥을 먹거나 웃거나 슬퍼할 사이일지
아닐지 알 수 없는 세상의 길을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지금 우리는 초침 몇 개를 걸어가고 걸어오고
순간, 너는 내 발 앞에서 넘어졌다, 머물렀다
내가 너를 손잡아 일으켰다
우리는 路중에서 손잡은 사이
오월 초록 햇살 한 대접 즉석에서 말아준다, 그 어미가
아카시 꽃으로 하얗게 튀밥을 튀겨 준다, 그 아이가
내가 국수와 튀밥을 좋아하는줄 알았다고
모녀가 웃는다
오늘 나는 배불러 슬프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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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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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한옥님의 댓글

손한옥 작성일

  언젠가 누군가로 만나질 수있는 인연법을 시화하셨군요<br />
전생법으로 본다면 그 아이의 작은 손을 잡기까지 아마 오백생은 옷깃을 스친 듯<br />
아이와 그 어미의 선물을 새로운 의미의 지평을 열어 <br />
아카시꽃 환한 오월의 존재로까지 유지하고 있는 점에 감동합니다<br />
재료의 결을 알아 능숙한 필치로 다듬어 가셨군요<br />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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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이것도 병이라면 병일 겁니다. 오월이라는 시 제목을 보는 순간 '오월 광주'를 떠올리면서 허청미 시인님의 시를 열었으니까요. 오월이 무한정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에도 언제부터인가 제게 오월은 광주와의 관계에서만 생각하고 살았으니까 병도 참 큰 병을 가지고 있는 것일 겁니다.<br />
몇주전에 울진 집 제 서재를 비웠습니다. 아이들이 한 방에서 지내는 게 답답하다 해서 제 서재를 비워주자 해서 비웠습니다. 사실 오래 집을 떠나있어서 제 서재가 쓸모없어지기도 했고요.<br />
서재를 비우면서 어릴 때부터 써왔던 노트랑 우체국에 들어오면서 썼던 업무노트, 수첩은 모두 포항으로 갖고 왔습니다. 5.18 전날 옛날 시 노트를 들추어 보았는데 온통 광주얘기 뿐이었습니다. 80년대 초 제게 광주는 엄청 큰 충격이었습니다. 시 뿐만 아니라 광주를 소재로 한 동화도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딘가에 발표까지 했었는데 아쉽게도 원고는 사라지고 없습니다.<br />
아마 이것도 오월이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아주 당연하게 광주를 떠올린 원인이 되었을 것입니다.<br />
<br />
오월의 모녀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아이에게 초록햇살과 아카시 꽃 튀밥을 말아주고 튀겨주는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해서 시가 모두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순간을 아름답게 읽고 묘사한 시인의 마음도 아름답습니다.<br />
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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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아카시아 꽃이 오월을 그냥 넘어가게 하지 않았군요.  허시인님의 눈이 모두 시로 향해 있음을 알겠습니다. 꽃망울 젖니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몇일만에 들어왔더니 작품마당이 아주 풍성하네요. 감기 앓느라고 한참 산에 못갔는데 그사이에 아카시아가 피었나 보네요. <br />
고운시 잘읽었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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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5월의 끝, 봄을 아주 보내는 길목에 서서도 <br />
가슴이 이렇게 따듯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아카시아 향기 때문이겠지요.<br />
향으로 배를 불리자니 몸 또한 적당히 취할듯하고...... <br />
어디 초록 뿐이겠습니까. 저 아카시아의 하양이 지고<br />
곧 장미의 붉음이, 그리고 하늘의 푸름이 가득 어울릴 이 세계를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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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님의 댓글

김지연 작성일

  초록 햇살 한 대접 말아준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네요 . 건강하시지요. 아카시아꽃이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해 줍니다.시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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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숙님의 댓글

심인숙 작성일

  5월의 풍경 안에 계실때 저는 뭘하고 있었을까요. <br />
초록햇살의 국수와 아카시튀밥을 드시며 멋진 시 한편도 탄생되니<br />
허선생님, 넘 부럽습니다^^*  <br />
저도 평소에 마음가짐을 푸근히 열어두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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