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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시 <그가 나를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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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를 당긴다
내 자장(磁場)이 이동을 한다
우리는 N극, S극 한쪽씩 쥐고 있는 게 분명해
지하철역 계단을 내려가거나 오를 때면
그를 만난다, 어제처럼
유니폼을 입은 맏누이 벌 청소부들 속에서
유일한 홍안의 얼굴이
그의 빨간 고무장갑 손이
피대 같은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위에 있거나
돌계단 위 찰지게 붙은 껌 딱지 위에 있거나
그는 시계추처럼 정직함으로
환한 길을 낸다
수만 개 모공을 열어 불순물을 흡입하는 몸
온 종일 부르튼 발
출구로 오르는 계단이 환해지는 만큼
느리게 휘어지는 그의 허리
음지의 해바라기들 허리부터 굽어진다
또 지하 궤도를 타고 음습한 바람이 도착한다
주인집 댓돌을 비질하듯 그의 빨간 손이 바쁘다
굽은 등판에 젖은 지도의 향기가 시큼하다
언제나 현관문을 들어서며 풀어놓던 냄새
내 가슴이 뻐근해지던
내 마른 젖이 돌던
목이 휜 나의 해바라기를
떠오르게 하는
그가 나를 당긴다
내 자장(磁場)이 이동을 한다
우리는 N극, S극 한쪽씩 쥐고 있는 게 분명해
지하철역 계단을 내려가거나 오를 때면
그를 만난다, 어제처럼
유니폼을 입은 맏누이 벌 청소부들 속에서
유일한 홍안의 얼굴이
그의 빨간 고무장갑 손이
피대 같은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위에 있거나
돌계단 위 찰지게 붙은 껌 딱지 위에 있거나
그는 시계추처럼 정직함으로
환한 길을 낸다
수만 개 모공을 열어 불순물을 흡입하는 몸
온 종일 부르튼 발
출구로 오르는 계단이 환해지는 만큼
느리게 휘어지는 그의 허리
음지의 해바라기들 허리부터 굽어진다
또 지하 궤도를 타고 음습한 바람이 도착한다
주인집 댓돌을 비질하듯 그의 빨간 손이 바쁘다
굽은 등판에 젖은 지도의 향기가 시큼하다
언제나 현관문을 들어서며 풀어놓던 냄새
내 가슴이 뻐근해지던
내 마른 젖이 돌던
목이 휜 나의 해바라기를
떠오르게 하는
그가 나를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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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편집장님,<br />
여러번 메일을 시도하다가 실패하고<br />
여기 홈으로 올렸습니다<br />
* <삶글> 2004 여름호에 게재됐었습니다<br />
<br />
오늘 아침 따뜻한 氣를 넣어주셨는데도 어리버리합니다<br />
다른 메일은 제대로 전송 되는데 <hanmail.net>가 낯가림을 하네요<br />
늦어서 죄송해요

황희순님의 댓글
황희순 작성일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요<br />
힘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