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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낯선 방은 어디에 있나 먼 도시의 빌딩숲속 아님 낮은 산비탈 계곡 아래 비 온 뒤 물소리처럼 온 가슴 휘저으며 환희 속 다 내보이며 꼭꼭 숨어 있는 낯선 방은 어디에 있나 오늘도 나는 낯선 방이 그립다 길 차마 나서지 못하고 선 자리 하냥 붙박혀 오늘도 나는 낯선 방을 꿈꾼다
낯선 그림자는 어디에 있나 밤새 숨을 끊던 신음소리 돌아서면 이명처럼 멀고 뱀처럼 엉켰다가도 늦은 아침 마주서면 여전 낯선 그림자는 어디에 있나 오늘도 나는 낯선 그림자가 그립다 길 차마 나서지는 못하고 앉은 자리 하냥 붙박혀 오늘도 나는 낯선 그림자를 부른다
낯선 방은 낯선 방이다 낯선 그림자는 낯선 그림자다 차마 드러내지 못하고 큰 소리로 부르지도 못하는 낯선 방 낯선 그림자는 숨어있다 누군가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일러주지 않았지만 낯선 방의 커튼은 밤낮없이 무겁고 낯선 그림자의 목소리는 어디서나 잔뜩 가라앉았다
낯선 방은 어디에 있나 낯선 그림자는 어디에 있나 선 자리 앉은 자리 누운 자리 하냥 맴돌며 그리워라 낯선 방 낯선 그림자 하나 나는 그저 그리워만 한다
낯익은
돌아서면 낯선 방은 낯익은 방이다 돌아서면 낯선 그림자는 낯익은 그림자다 낯선 방에서 낯선 그림자와, 낯선 방에서 낯익은 그림자와, 낯익은 방에서 낯선 그림자와, 낯익은 방에서 낯익은 그림자와, 함께
하리 더 이상 거부하지 않으리 무거운 커튼 드리우지 않으리 먼 길 돌고 돌지 않으리 순간 길은 짧아지고 짧아진 길 부여잡고 들어온 낯선 방은 낯익은 방이다 낯선 방의 낯선 그림자는 낯익은 그림자다
낯익어도 오늘의 방은 지난달의 그 방이 아니고 낯익어도 오늘의 방은 지난해의 그 방이 아니지만 낯익어도 오늘의 그림자는 지난달의 그 그림자가 아니고 낯익어도 오늘의 그림자는 지난해의 그 그림자가 아니지만
낯익어라 오늘의 방도 지난달 지난해의 그 방처럼 낯익어라 오늘의 그림자도 지난달 지난해의 그 그림자처럼 낯익어라 그립다 그립다만 하면서 붙박히던 나만 되려
낯설어라 그런데 그날 나는 드디어 마침내 낯익은 방에서 낯익은 그림자에게, 낯익은 방에서 낯선 그림자에게, 낯선 방에서 낯익은 그림자에게, 낯선 방에서 낯선 그림자에게, 엎드려 구부려 한껏 몸을 낮추고도 뒤통수를
맞았다 그 바람은 끝내 비켜가지 않았다 어김없이 내 뒤통수를 갈기며 유유히 지나갔다 낯익은 방은 낯선 방이다 다시, 낯익은 그림자는 낯선 그림자다 다시, 나는 선 자리 앉은 자리 누운 자리 그저 맴돌며 다시, 낯익은 낯선 낯익은 낯선 낯익은 낯선 다시,
그리워라 그리워라 그리워만 한다
* 청하우체국으로 와서 1년만에 다시 시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시작노트로 가지 않는 손 억지로 다잡아 몇일동안 쓰고 있는 시 2편 보여드립니다.
-토요일 송년모임에서의 만남을 기다리며
낯선 방은 어디에 있나 먼 도시의 빌딩숲속 아님 낮은 산비탈 계곡 아래 비 온 뒤 물소리처럼 온 가슴 휘저으며 환희 속 다 내보이며 꼭꼭 숨어 있는 낯선 방은 어디에 있나 오늘도 나는 낯선 방이 그립다 길 차마 나서지 못하고 선 자리 하냥 붙박혀 오늘도 나는 낯선 방을 꿈꾼다
낯선 그림자는 어디에 있나 밤새 숨을 끊던 신음소리 돌아서면 이명처럼 멀고 뱀처럼 엉켰다가도 늦은 아침 마주서면 여전 낯선 그림자는 어디에 있나 오늘도 나는 낯선 그림자가 그립다 길 차마 나서지는 못하고 앉은 자리 하냥 붙박혀 오늘도 나는 낯선 그림자를 부른다
낯선 방은 낯선 방이다 낯선 그림자는 낯선 그림자다 차마 드러내지 못하고 큰 소리로 부르지도 못하는 낯선 방 낯선 그림자는 숨어있다 누군가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일러주지 않았지만 낯선 방의 커튼은 밤낮없이 무겁고 낯선 그림자의 목소리는 어디서나 잔뜩 가라앉았다
낯선 방은 어디에 있나 낯선 그림자는 어디에 있나 선 자리 앉은 자리 누운 자리 하냥 맴돌며 그리워라 낯선 방 낯선 그림자 하나 나는 그저 그리워만 한다
낯익은
돌아서면 낯선 방은 낯익은 방이다 돌아서면 낯선 그림자는 낯익은 그림자다 낯선 방에서 낯선 그림자와, 낯선 방에서 낯익은 그림자와, 낯익은 방에서 낯선 그림자와, 낯익은 방에서 낯익은 그림자와, 함께
하리 더 이상 거부하지 않으리 무거운 커튼 드리우지 않으리 먼 길 돌고 돌지 않으리 순간 길은 짧아지고 짧아진 길 부여잡고 들어온 낯선 방은 낯익은 방이다 낯선 방의 낯선 그림자는 낯익은 그림자다
낯익어도 오늘의 방은 지난달의 그 방이 아니고 낯익어도 오늘의 방은 지난해의 그 방이 아니지만 낯익어도 오늘의 그림자는 지난달의 그 그림자가 아니고 낯익어도 오늘의 그림자는 지난해의 그 그림자가 아니지만
낯익어라 오늘의 방도 지난달 지난해의 그 방처럼 낯익어라 오늘의 그림자도 지난달 지난해의 그 그림자처럼 낯익어라 그립다 그립다만 하면서 붙박히던 나만 되려
낯설어라 그런데 그날 나는 드디어 마침내 낯익은 방에서 낯익은 그림자에게, 낯익은 방에서 낯선 그림자에게, 낯선 방에서 낯익은 그림자에게, 낯선 방에서 낯선 그림자에게, 엎드려 구부려 한껏 몸을 낮추고도 뒤통수를
맞았다 그 바람은 끝내 비켜가지 않았다 어김없이 내 뒤통수를 갈기며 유유히 지나갔다 낯익은 방은 낯선 방이다 다시, 낯익은 그림자는 낯선 그림자다 다시, 나는 선 자리 앉은 자리 누운 자리 그저 맴돌며 다시, 낯익은 낯선 낯익은 낯선 낯익은 낯선 다시,
그리워라 그리워라 그리워만 한다
* 청하우체국으로 와서 1년만에 다시 시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시작노트로 가지 않는 손 억지로 다잡아 몇일동안 쓰고 있는 시 2편 보여드립니다.
-토요일 송년모임에서의 만남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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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진급하면 시가 된다는 얘기로도 들리네, 남 시인! 기왕지사 터져나올 때 열심히 비축해 두길 바란다요. 진급 턱까지 낸다는데, 난 이미 진급할 일이 없으니, 그 부러운 맘으로 한 잔 받아먹으며 축하해드리리다. 토요일에 봅시다!<br />
-가뇽

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낯설다는 건 좋은 일이다. <br />
내일이 오늘과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것, 어제처럼 오늘도 그럴 것이며, <br />
다가올 날들이 그렇게 특별하지 않을 것이라는 중년을 살아가면서 <br />
낯선 방, 낯선 산비탈, 낯선 사람의 그림자를 기대한다는 것은 <br />
좋은 일일 것이다. 낯선 방의 커튼이 무겁고, 낯선 목소리가 무거워도......<br />
그러나 우리의 시간은 이미 낯익다. 낯익은 방, 낯익은 그림자<br />
우리의 길은 짧고, 짧아진다. 오늘의 그림자는 지난달의 그림자이며 <br />
지난해의 그림자이며 그립다 그립다 그립다라고 말하는 만큼 <br />
한 걸음씩 뒷걸음질쳐 간다. 새로울 것 없는 <br />
낯선 풍경의 아침이 그리운, 저녁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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