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회원작품

망각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유정임
댓글 7건 조회 2,008회 작성일 05-02-01 11:21

본문


 어머니 젊어 내게 한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옛날 옛적에 조물주가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모든 동물들에게 똑같이 30년의 생을 주셨단다. 첫 번째 30년이 되었을 때 조물주는 모든 동물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물으셨다 "너희들, 그래 30년을 살아보니 어떻더냐?" 그 때 사람이 제일 먼저 손을 들고 대답 하더란다 " 조물주님, 전 30년 만 살고 죽기는 너무 억울합니다 이제사 세상 물정을 좀 알것 같고 기운도 이렇게 펄펄 넘치는데 죽으라니요, 저는 더 살고 싶습니다" "그래, 그러면 누가 이 사람에게 생명을 나누워 주겠느냐?" 그 때 소가 말없이 앞으로 나섰단다 "조물주님, 제가 사람에게 20년의 제 생을 주겠습니다 저는 30년의 생이 너무 길고 지겹습니다 밤낮 영악스런 자들의 명령으로 일만 해야 했으니까요" "그럼 너의 생의 20년을 사람에게 주워라" 그렇게 해서 사람은 소의 20년을 보태 받아 30부터 50까지는 소같이 부지런히 일을 해야 했단다 하지만 50년을 살고도 사람의 욕심은 끊이지 않았지, 그래서 주물주에게 다시 청했단다. "조물주님, 전 이대로 죽기는 억울합니다 소의 20년을 이어 받아 열심히 일을 하니 그 동안 처자식도 생기고 이제 겨우 자리잡아 편안할만한데 벌써 죽다니요 너무 억울합니다 그러니 조금만 더 살게 해 주십시요" 그 때 개가 앞으로 나섰더란다 "조물주님, 제 생의 10년을 사람에게 주겠습니다 저는 하는 일 없이 주인이 주는 밥을 얻어먹고 편하게 살고 있지만 매일 집만 지키며 30년을 살기란 너무 지루합니다 제 10년을 기꺼이 사람에게 주겠습니다" 사람은 또 개의 10년 생을 받았단다 그뒤 개의생 10년을 받은 사람은 자식들 다 커 뿔뿔이 집을 나가고 보니 매일 집을 지키는 개의 신세가 되었지 . 하지만 그래도 사람은 죽기가 싫어서 조물주에게 다시 명을 청했고 그 뒤의 명을 원숭이가 물려주었단다 그래서 나이가 많으면 그저 사람 흉내나 내다 가는 게지.)

  지금 어머니니는 팔십을 넘어 사시면서 그 이야기조차 모두 잊으셨습니다.

추천1

댓글목록

profile_image

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전에 쓰시던 시 분위기와 달라지셨네요.<br />
사람이 팔십 넘으면 산 목숨이나 죽은 목숨이나 같다는 얘기도 있잖아요.<br />
인간의 욕심은 정말 끝이 없고, <br />
읽었던 글도 했던 들은 얘기도 생각이 나지 않는 망각 속으로 사라지는<br />
세월의 힘을 서서히 느끼며 사는지라 제게 가슴에 와 닿네요.<br />
1연과 3연의 설명 없이 그저 담담하게 얘기만 들려주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셍긱해 보았습니다.<br />
<br />
먼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br />
한 달에 한편 이상 자작시 올리고, 다른 사람이 올린 시에 대해서 의무적으로<br />
리플을 달기로 한 것 모두 잊지 않으셨겠지요?

profile_image

김영식님의 댓글

김영식 작성일

  어머니의 이야기 듣다 가물가물 눈 감겨<br />
꿈 속에 그 이야기 이어가던<br />
어머니 무릎

profile_image

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시의 전개가 특별합니다 새롭습니다<br />
대화체 형식을 빌어 시적 화자가 주제를 이끌고 가는, 호흡이 긴 구성<br />
새롭게 느껴집니다 적절한 이미지의 동물이 비유의 대상으로 시적 장치을 놓은<br />
시인의 의도가 돋보입니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인간의 생의 본능을 실타래 풀듯<br />
술술 풀어가는 화자의 느슨함이 조금은 시적 긴장감을 놓친 것같아 아쉬움으로 남는군요(시로써).<br />
마지막 연이 압권입니다 (오독은 독자의 몫이였습니다)

profile_image

이성률님의 댓글

이성률 작성일

  수명의 이력과 삶의 이치, 잔잔하게 잘 들려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웬지 허한 느낌이 들어, 주제 넘지만 한 말씀 드릴까 합니다.<br />
산문시의 어조는 그대로 유지하시되 압축성에서 허한 느낌을 보완하면 어떨까 합니다. 예를 들어 '옛날 옛적 조물주 이 세상 창조하실 때 모든 동물들 똑같이 30년의 생 주셨단다. 첫 번째 30년 되었을 때 조물주, 모든 동물들 모아놓고 물으셨단다'와 같이요. <br />
그리고 오타인 줄 알면서도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나누워'는 '나누어'로, '주워라'는 '주어라'로 정정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편안할만한데'는 음보를 고려하셨을 테니 '편안할 만한데'로 굳이 바꾸시지 않으셔도 되지만요.<br />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느낌이니 유선생님, 저 예쁘게 봐주실 거죠?

profile_image

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

    김 수영은 언어 서술에 의한 산문적 확장, 언어의 음성작용에 의한 시적 응축을 얘기 했다. 이 시는 산문적 설명으로 잘 내용이 전달되어지고 있고, 허 청미 시인님이 지적 했듯 긴 호홉으로 나름대로 시적 응축을 획득하고 있다. <br />
  제 개인적으로 어머니 이야기로 대치된 삶의 허망함이라 할까 현실적 문제와 시적 주체가 1, 3연이 접점 구실을 하여, 단지 이야기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고, 나름대로 주체와 죽음(혹은 삶에 허망)이라는 주 객체 상에 변증법적 탐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생각한다.<br />
  그런데도, 허 시인님이나 이 성률 시인은 지적하고 있다. 뭔가 허한 느낌, 긴장을 놓친 아쉬움, 장 성혜 시인님은 1연과 3연의 생략을 얘기 하고 있다고....  이는 어쩌면 우리가 모더니즘(형태상에 새로움이 새로운 내용을 매개한다)에 편향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br />
  나는 이글을 쓰며 두 사람의 말을 떠올린다. 하나는 남 태식 시인의 얘기, 나는 여적 나를 너무 안 들어내고 숨어 있었다. 또 하나는 필자의 친구인 모 출판사 사장의 말이다. 이제 구어체가 아닌 상징을 읽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br />

profile_image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첫연의 시작과 끝연의 마무리가 너무 좋습니다. 본연의 이야기는 그냥 서술했으니까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많이 알려진 이야기를 그냥 그대로 서술만 해서는 시가 되어졌다고 볼 수는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애써 감출 필요는 없겠지만 시의 맛을 위하여 좀 더 줄이고, 리듬을 타도록 고쳐보았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시와 산문의 차이점을 생각하셨으면 싶습니다. 산문시는 어디까지나 시지 산문은 아닙니다. 건필을 빕니다.<br />
추신:지난번 모임에서 또 턱을 내지 못하고 온것 같네요.

profile_image

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모두 감사합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