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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나무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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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청미
댓글 9건 조회 1,975회 작성일 05-02-02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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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자나무 전화


수화기 안에 정자나무 있었다

급체하여 곽란을 일으킨 그녀에게 퇴근길 서둘러
버섯죽 한 사발 사들고  달려왔던 거루만한 신발이
당장 삿대를 저으면 이승 강 저편에 편히 닿을 것 같은 신발이
수화기 속에서 저벅저벅 걸어 나온다
까르르 까르르, 신발 문수 애오이만한 웃음이
아비의 어깨를 잡고 살짝 매달리는듯,
畵像으로 보이진 않아도 팝콘처럼 터지는
아이가, 제 아비의 어미를 만나는 공중 길에
은빛 설유화 꽃잎을 뿌리는 게다
흩뿌리는 싸락눈에 까치 눈꺼풀 한 번 감았다 뜨는 얇은 파장에도 오소소
공명으로 떨리는 텅 빈 젖무덤 위로
자박자박, 저벅저벅 햇살 한 섬 부려댄다

정자나무 플러그를 꽂고
태양열판이 되는 여자, 온몸을 열어 集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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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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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2연의 그림이 좀더 선명했으면 싶어요. 왜 태양열판이 되는지 제겐 그냥 막연합니다.사실적인<br />
그림이 더 강한 메세지를 전할수도 있지 않을까요. <br />
늘 한눈에 다보이는 시밖에 못쓰는 저는 남의 시를 보는 눈도 고만큼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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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제겐 2연의 그림은 그려지네요. 그런데 제목과 1연, 3연에 나오는 정자나무가 특별하게 2연과 이어서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가 전혀 떠오르지 않네요. 전화가 굳이 정자나무가 아니어도 2연과 3연은 절로 시의 모습으로 가는데 왜 굳이 정자나무인지 궁금하네요. 초고를 쓰면서, 또는 제목을 지으면서 떠올렸던 이미지가, 퇴고 과정을 거치면서 전혀 다른 길로 저 혼자 달려가는 것을 자주 경험하는 저는, 시 저 혼자 간 길이 애초에 가고자 했던 내 길과 달라졌으면 애초에 썼던 초고의제목이나 시어를 과감히 버립니다. 그건 저 혼자 그냥 또 떠난게지요.<br />
은유적인 표현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각각의 표현들이 너무 신선하고 생경하고 재미있습니다. 자꾸 읽고 되씹으니 감칠 맛이 납니다. 이미지의 연결이 뚝 뚝 끊기는 느낌도 있긴 하지만 좋습니다.<br />
시 잘 읽었습니다. 건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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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한옥님의 댓글

손한옥 작성일

  까르르, 애오이,은빛 설유화꽃잎, 싸락 눈, 오소소, 자박자박...<br />
이 앙증맞은 언어의 배열들이 정자나무에 올망 졸망 매달려 <br />
온 몸을 열고 태양을 향해 집열하는 전경으로 환합니다<br />
축적된 경험의 총채가 바로 공감을 얻는다는것<br />
심안으로 조명하고 이해한 결과라 믿습니다<br />
<br />
많은 스승님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곳으로 이끌어 주신 마음에 감읍합니다      <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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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그렇게 읽으니까 수화기가 왜 굳이 정자나무 수화기인가 하는 의문이 풀리네요. 그렇군요, 그렇게 이미지가 자연스레 연결되어 가는군요. 저는 수화기에만 너무 매달려서 시를 읽었던 것 같네요. 수화기는 시적 상상력으로 가는 연결고리일 뿐이고 중요한 건 정자나무가 맞네요. 손한옥 시인님의 시읽기에서 한 수 배웁니다. 무한하게 시적 상상력을 열어간 허청미 시인님의 시를 향한 걸음이 큰 걸음으로 바뀐 듯 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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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

  저도 유정임 시인님과 같으네요. 어두운 눈 손한옥, 남태식 시인님한테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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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

  늘 느끼는 거지만 어디서 저런 표현이 쏟아질까....늘 궁금합니다...쉽게 넘어가는 듯 하면서도 가다가 돌뿌리처럼 걸리는 언어들이 또 나를 일으켜 세우고...하면서 길을 갑니다...삶이 그렇듯이요...좋은 시 감상하고 갑니다...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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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김효선 시인님, 한라 능선 오름마다 설원의 풍광을 화상으로만 만나도 먼 이국 같았습니다<br />
'그곳에 가고 싶다' 뭍 사람의 간절한 희망사항인 거 아실까? 잘 있었죠?<br />
물리적인 거리가 마음의 거리는 아니죠, 그죠? 그래요 이렇게 공중길도 있어서 가까이 있음을 느끼죠 정말 반가웠습니다<br />
<br />
여러분들의 시평 고맙구요, 제 졸시에 관심 기우려 주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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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허시인님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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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률님의 댓글

이성률 작성일

  서러운 빛 혹은 서글픈 희망, 이렇게 보았는데 한 번 더 삭이셨으면 합니다. 가슴 뭉클한 시가 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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