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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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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결혼 몇 년 만에 가출한 남편이 돌아온 지 꼭 3년째다. 그녀는 30여 년을 빈 방이 되어, 시어머니 모시고, 남매 키우며 그저 살았다.
부부라는 게 우습지요. 그렇게 밉던 남편이 돌아왔을 때 그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그만 눈물 글썽 손을 잡았으니……. 자식도 알 것은 알아야 한다며 서른두 살의 시집 안 간 딸을 데리고 와 그는 눈물 섞으며 푸념 반, 원망 반.
누굴 시켜 남편을 실컷 두들겨 팼으면 좋겠다 한다. 선생님 내가 어떻게 결혼한 지 알아요? 만나면 요릿집만 가고, 좋은 옷 사주고, 그게 좋아 결혼했어요. 풍선 쫓다 요 모양 요 꼴이 되었고, 남편은 그 풍선을 쫓아 30년을 떠돌았고요…….
딸이 먼저 자리를 피한다. 재는 저희 아버지 같은 남자 만날까봐 결혼이 무섭대요.
그녀가 사라진 창밖을 보니 그녀가 혹해서 결혼까지 했다는 색색의 풍선들이 흐린 하늘에 가득 떠있다. 누가 또 결혼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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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아무리 못난 남편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들 하데요. 요즘 세태는 어떨런지 모르겠지만.<br />
평이한 문장에 평이한 서술이라서 어려움없이 그냥 읽히니까 좋긴 좋은데 아무래도 긴장감은 떨어져보여 시를 읽는 재미가 줄어드네요.<br />
'쫓다'는 둘 다 '좇다'인 것 같은데...... 건필을

김영식님의 댓글
김영식 작성일돌아온 탕아는 거의 다 남자잖아요. '실컷' 두들겨 인 것 같은데요. 싫건좋건의 그 싫건인가요?

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醫窓에 비쳐진 어떤 인생의 삶의 이야기를 화자는 이야기 시로 써서 독자에게는 쉽게, 편하게<br />
읽힙니다 남태식 시인님이 지적했드시 긴장감이 좀 감소된 듯한 느낌이 있지만 편하게 전달될 때<br />
편히 읽히는 장점도 있지 않을까요?<br />
한 번 이렇게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마지막 연(5연)을 도입으로 놓고 시작을 하면 어떨까요<br />
그리고 전개 부분에서 이야기를 줄여서 응축해 보는거요<br />
시제 <풍선>의 이미지를 주제하고 묘하게 확장시켜져 좋았습니다 건필하세요.<br />

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좋겠어요 이렇게 무한한 시의 소재들 속에서 살고 계시니....<br />
바람뿐인 허망한 삶의 이미지를 풍선으로 잘 표현하셨네요.<br />

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풍선이 결혼에 비유된것이 너무 잘 어울린다 싶었습니다. 터지면 산산조각나는 풍선!

이성률님의 댓글
이성률 작성일좋은 말씀들 많이 하셔서 끼어들 여지가 없네요. 앞으로는 답글을 일찍 올리는 편이 낫겠네요.

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
산문적 확장과 시적 축약은 서로 상반되는 영원한 과제 인것 같습니다. 그동안 저는 시적 언어축약에 너무 몰두 했었고, 이 것이 너무 강조되다 보니 많은 서사적인 것을 놓치곤 했습니다. 그래 모든 것을 시로 쓸수는 없는 것인가? 수필가나 소설가는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br />
그래 요새는 이런 생각입니다. 서사적이고, 리얼리즘적인 자세를 견지해서, 현실 탐구에 보다 더 비중을 두자는 생각 입니다. 이런 자세로 제 진료실에 이야기를 담아 내고, 내 마음 속에 정리 되지 않은 언외의 것들을 표현해서 정리해보자는 생각입니다. <br />
....관심 갖어 주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