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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지 않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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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효선
댓글 9건 조회 1,924회 작성일 05-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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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지 않는 계절

어젯밤 꿈 속에서 외친 '안돼'는 무엇이었을까. 그녀, 복사꽃 흩날리는 저녁처럼 아련했던 연두빛 연애는 볕 안드는 구석자리에 뿌리를 내렸다. 목이 마르지 않아요. 절대로 물과 햇빛은 사양하겠어요. 아침이면 새들이 내 방으로 날아오지 않게 해주세요.  허름한 국밥집 간판처럼 서 있는 그녀. 너덜거리는 거미줄이 옅은 바람에도 폴폴 날린다. 빌어먹을 슬픔이란 것도 저렇게 붙어 있어. 곰팡이들도 내 발을 간지럽히지. 그러니 제발 날 햇빛 속으로 끌어들이지 마세요. 우울한 식사를 하고 싶어요.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 구름이나 던져 주고 가세요. 아, 참 냄새나는 노린재 하나 쯤 놀러와도 좋겠네요. 내가 꿈 속에서 외친 '안돼'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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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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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

  잃어버린 안부와 꿈꾸지 않는 계절...아직 미완성인 작품이지만 올립니다...여러분의 조언을 듣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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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

  정신분석에서 꿈의 해석은 꿈을 꾼 사람의 연상을 통해 풀어 갑니다. 그 연상 과정을 보는 것 같습니다. 내겐 김 시인 시가 연상의 호홉이 너무 빨라 번번이 따라가지 못했는데, 이 시는 제게도 재밌게 읽혀지네요. 적당히 마조키스틱 하게 껍질을 싸고 혼자 간직하고 싶은 연두 빛 연애 하나, 어제 도산 서원 뜰에서 본 갓 터트릴 것 같던 홍매화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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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님의 댓글

김지연 작성일

  좋은 시 읽고 갑니다. 한민복의 작품에서 엿보이는 역설의 미학이란 느낌이 들어요. 그 아련한 기억들 가끔 슬픈 식사를 준비해 찾아와 주어도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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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잘 갔지요? <br />
너무 반가웠는데 얘기 나눌 시간도 없었네요.<br />
막힘없이 읽히고 거침없이 끌어들이는 연상들이 좋습니다<br />
부정을 강한 긍정으로 능숙하게 끌고 가는 힘이 느껴집니다.<br />
좀 욕심을 부린다면 푸른 잎새가 무성하다 보면 꽃을 놓치지나 않을까 하는 정도예요.<br />
좋은 글 많이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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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꿈꾸지 않는 계절에 슬프고 쓸쓸한 사랑, 퐁네프의 연인들처럼...<br />
노린재 한 마리 틈입을 허용했으니, 언젠가는 닫힌 자기성문의 빗장 풀리지 않을까?<br />
자아를 닫은 차단막을 이렇게 유려하게 풀어내는 시적 감성이 놀랍습니다<br />
꿈꾸는 계절에 멋 모르고 땅거미를 좋아했더니 그림자를 남김 없이 잡아먹더란 우화 아시나요 ㅋㅋ<br />
햇볕을 사양하지 마세요. ㅎㅎㅎ<br />
김효선님, 좋은 작품 잘 보았습니다<br />
지난 행사 땐 , 김지원님과 고생 많았어요. 든든하더라구요. 그리고 많이 미안했구요<br />
다음엔 손 꼭 잡아줄께요. 좋은 글 많이 올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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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김효선씨, 이번 행사에 겨우 낯을 익혔습니다. 사람이 늘 그래요 옆에 없으면 한 발짝도 다가서지 못하지요. 이제부터는 더 반갑게 인사 나눌수 있을것 같습니다.<br />
안돼, 라는 말로 이끌어가는 연상솜씨가 보통이 아니군요.리플을 다는 솜씨들도 시를 쓰는 솜씨들도 모두들 너무 예리해서 어디 발들여 놓을 틈이 없어 보입니다. 좋은 작품 보고 갑니다<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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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한옥님의 댓글

손한옥 작성일

  paradox를 제시하며 치열하고 여유롭게 밀고 나가시는 기법에 우선 감탄합니다.<br />
그리하여 결구에는 더욱 더, 강렬한 체취의 상관물인 노린재를 제시해 놓으면서 <br />
본질에 충실하셨군요...결국 "안돼"는 억누름이 아닌 초월적 자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br />
잘 감상했습니다.<br />
건필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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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리듬이 너무 좋습니다. 빠르고 강렬한 랩 음악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시 잘 읽었습니다.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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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률님의 댓글

이성률 작성일

  수미상관 부분과 그 안의 이야기를 대비시키면 액자소설같은, 무척 좋습니다. 다만 '허름한 국밥집 간판처럼 서있는 그녀'를 삭제한다면요. <br />
창간 기념식에서 처음 보고도 별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는데 이렇게 시로 접할 수 있어서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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