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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잠ㅡ 둥근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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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태식
댓글 5건 조회 2,069회 작성일 05-03-1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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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선으로 뻗은 길을 무한정
  나 직선으로 달리다
  그대 이제 몸을 다오 둥근둥근 몸을 다오
  그대 깊은 우물 두 곳 바닥까지 헤엄쳐
  튼실한 뿌리 하나 내 가슴에 담았으니
  그대 이제 몸을 다오 둥근둥근 몸을 다오
  둥근 그대 낳을 수만 있다면
  한백년 붉은 피 첨벙첨벙 흘려도 좋으니
  그대 이제 몸을 다오 둥근둥근 몸을 다오
  안되나 안되면 빌려라도 다오
  둥근 그대 둥둥둥 낳을 그날까지만
  둥근 몸 둥근둥근 빌려라도 다오  
  아직 이른 새벽 직선으로 뻗은 길을
  마침내 나 바람따라 흔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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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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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

  둥근 몸을 다오라는 것이, 둥글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잡히지 않습니다. 직선과는 어떤 관계가 있고 내가 흔들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 하는 것인지...<br />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시는 자신의 생각을 토로하기보다는 묘사에 가까워야 한다고.... 어짜피 우리에 인식은 相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니 말입니다.<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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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몇 번을 묵독하고 또 소리를 실어 낭독도 해보았습니다. 우선 시제 <뜨거운 잠-둥근 몸>에서 두개의 이미지와 본문과 연결고리를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직선 길을 달리는 '나'와 둥근 몸을 줄 수있다고 믿는 '그대'를 무엇으로 봐야할 것인지, '둥근 몸'이 너무 추상이고 관념이어서 쉽게 다가오지 않는 것은 남시인이 제게 지적했드시 (갓길 위의 잠) 저의 시 보기의 강박관념인지도 모르겠습니다.<br />
4행에서 '깊은 우물 두 곳의 바닥'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저는 모호함니다. 시가 반드시 어떤 해석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구체적이지 않은데서 오는, 너무 관념적인데서 오는, 그래서 독자가 안개 속에 서 있다면 이 부분에서 시인은 좀 친절해질 필요가 있어야될 것 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시의 맛을 위해서 응축, 압축, 절제. 긴장은 당연하지만요. <br />
이 작품에서 '둥근 몸'은 시인이 소망하는 어떤 것(예릉 들어 '詩')에 '온전함'이나 '완성'의 결정체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나름대로 해석을 해보았습니다. 독자의 오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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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남선생님 시, 어려워서 모두 리플 못다시나 봅니다. 사실 제가 그렇거든요 . 첫날부터 보았는데<br />
리플을 어찌달지 몰라 망서리고 있었는데 역시 김시인님과 허시인님이 최고이십니다. <br />
전 제목이 좀 구체적이면 시를 이해하는데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혼자 생각했습니다.<br />
매일 리플달때마다 무식이 탄로나는거 같아서 늘 조심스럽지만 그냥 식구들끼리니까 바주시겠지 ,위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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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아마 제 시가 의미근접이 안되어서 모두 댓글을 달지 않는구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댓글 달지 않는 기간에 저는 위에 올린 시를 몇번이나 고쳤습니다. 모호하기는 그러나 저러나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지만요.<br />
아래에 이번 리토피아 봄호에 우리회원 특집으로 실린 시 '보았나'에 대하여 이야기거리를 만들기 위하여 '보았나'의 원시와 김춘수님의 시'타령조'를 함께 실었는데 김승기 시인 외 아무도 댓글을 달지 않아 제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써놓았습니다.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br />
시가 추구하는 의미라고 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읽어서 바로 감정이 와닿는, 즉자적으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만이 의미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리듬만으로도 시는 그 의미를 가질 수도 있고요, 선명하던 선명하지 않던 어떤 이미지만으로도 의미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br />
의미에 대하여 철학, 계몽, 도덕, 윤리, 생활 등등 시인이 누구(독자?)에게 선명한 목소리를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 시가 나갈 길은 꽉 막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연속으로 이렇게 모호한(?) 시를 계속 올렸습니다.<br />
너무 의미에 매여서 시가 자연스럽게 나갈 길을 나가지 않는 게 아닌가 싶어서 일부러 한 것입니다. 지난 번 허청미 시인님의 시에 단 댓글도 거의 이런 의미에서 했던 것입니다. 풍경 이미지를 그냥 잘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로써 충분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br />
최근에 연속으로 장성혜 시인의 시가 올라왔는데 군더더기 말 없이 정황묘사만으로도 너무나 시가 감동적이어서(과거회귀, 감상성의 과잉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요, 이미지 이야기만 하자면) 저는 너무나 좋았습니다.<br />
그렇다고 의미가 없는 무의미시(김춘수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미에 매여서 너무 의미과잉(?)이 되니까 최대한 의미를 지우자, 없애자, 숨기자 하는 쪽에서 쓴 시들이 이런 모양의 제 시들입니다. 독자에게 친절한 시를 쓰는 것도 좋겠지만 시인 자신이 즐거워서 미치겠는(?) 시를 쓰는 것도 괜찮겠지요.<br />
<br />
뜨거운 잠<br />
  - 수태<br />
<br />
그대 자궁을 빌려주세요 아기를 갖고 싶어요<br />
<br />
그대 깊은 우물 두 곳을 이리저리 헤엄쳐 그 중 가장 튼튼하고 실한 뿌리 하나 가져다 자궁 없는 제 가슴에 숨겨 두었어요<br />
<br />
그러니 제발 제게 그대 자궁을 빌려주세요 저도 아기를 갖고 싶어요<br />
<br />
(2002. 04)<br />
<br />
이 시의 원 시는 이렇습니다. 2002년도에 쓴 건데 첫 시집 5부에 실린  '뜨거운 잠' 연작 중의 한 편이었는데 발표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미지가 너무 겉으로 많이 드러나 있어서 밀쳐버렸던 거지요. 그걸 이번에 다시 쓴 겁니다. 이걸 다시 쓰면서 제가 자궁의 이미지를 둥근 몸으로 바꾸고 앞 뒤로 정황을 넣었는데 자궁을 둥근 몸으로 바꾸어서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를 숨기고(지우고) 정황을 넣어서 새로운 이야기거리를 만든 거지요. <br />
이 시를 새로 쓰면서(이러면 독자들에게 아주 친절한(?) 시인이 다 되어버리는데....) 새로 정황으로 다가선 이미지가 동해 바닷가 쭉 뻗은 7번 국도를 운전하면서 달리면서 보는 해맞이였습니다. 사실 이 이미지는 제가 시를 쓰기 위해서 차용한 이미지에 불과할 뿐 시가 노리는 의미와는 별로 관련이 없습니다. 역시 제가 이 새로운 이미지를 차용했던 안했던 애초 노렸던 의미와 완성되어진 시의 의미도 물론 별로 관련이 없습니다. 시가 완성되면 그 때부터 그 시는 시인의 손을 마음을 떠난 것이 되니까요.<br />
설명을 좀 할려고 시작했는데 갈수록 더 모호하게 만드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br />
어쨋든 어렵게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리토피아 문학회의 장점인 다양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아마가 아닌 프로로서의 시인의 모습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에서 이런 작업도 하고 있으니까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br />
그래도 일주일만에 세 분이나 댓글을 달아주셔서 내심 저는 너무 흐뭇합니다.<br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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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률님의 댓글

이성률 작성일

  8행이 좋네요. '둥근 몸'을 원하는 '직선'의 화자가 마지막 행에서 흔들리는 시상도 좋구요. 하지만 10행은 버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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