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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죄송+창피+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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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효선
댓글 6건 조회 1,858회 작성일 05-06-19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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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시 올렸다고 흉보실 것 같네요...다들 열심인데 전 늘 그자리같아서...한동안? 지금도 여전히? 방황하고 헤매는 중입니다...그래도 선배님들 글이 늘 힘이 됩니다...건강하시죠?


도로공사중 / 김효선


사나흘 안개비가 내린다.
대기(大氣) 는 헬륨가스를 가득채운 풍선처럼 부풀어 있었고
한 번도 제자리를 떠나본 적 없는 나무들.
횡단보도에서,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여자의 눈빛을 보았다.
문 밖으로 흐르지 못한 언어들이
도로 위에 널브러진 채 숨을 쉬고 있다.
신호등이 바뀔 때마다 한움큼씩 뱉어내는 노오란 혈서.
혈서 위로 만들어진 길을 지난다.

그는 언제나 수동으로만 열린다
가끔씩 목이 메어왔다
물기없는 고구마처럼 어둠은 늘 퍽퍽하다.
여자는 언제나 열쇠로 어둠을 연다.


바람이 분다,
철 지난  현수막은
국경일보다 더 견고하게 펄럭인다.
횡단보도의 여자는 희미하게 지워져가고,
도로 위엔 조팝나무 한 그루 하얗게 서 있다.
추천0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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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오랫만이에요. 잘 지내고 있지요?<br />
늘 그 자리같다는 느낌이 드는 아침에 읽으니 느낌이 옵니다.<br />
뜯어고치고 방황하고 하지만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여자. <br />
사나흘 안개비가 내린 뒤 조팝나무가 쏟아놓는 하얀 꽃.<br />
그 안에 노오란 혈서가 숨어있는 것인가요?<br />
좀 어렵지만 좋습니다. 시로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래요.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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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효선씨, 너무 반가워서 반갑다고 인사 해야겠는데 맨입으로는 안될것같고 내 얕은 시력이 자꾸 길을 잃어서 망설였습니다. 아무튼 무지하게 반갑고요 저는 늘 내용속에서 제목을 찾는 버릇이 있어서 일연을 읽으면서 어느 어수선하고 정채되어 있는 도로공사장을 상상하다가 2연에서 그와 여자가 나타나는 바람에 길을 잃었어요. 1연 2연 3연에서 등장하는 여자가 동일인인가요?  늘 미흡한 시력이 우문을 던집니다.  <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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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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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천경자 화백의 화첩을 샀습니다. 몇 일 동안은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의 전혀 처녀스럽지 않은 여자의 눈과 화관처럼 머리에 두른 뱀을 보았습니다. 이어서 '윤사월'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황금의 비'등등을 몇 일에 걸쳐 하나씩 보다가 지금은 '길례언니'를 보고 있습니다. '길례언니'라는 제목의 그림을 떠올리면서 난 늘 이 그림의 제목을 '길안처녀'라 생각했었는데 왜 제목을 다르게 기억하고 있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길례언니에 빠져있던 시절 혹 누군가의  '길안'이라는 제목이 들어간 소설이나 시를 읽고 같이 감명을 받았던 게 아닐까 추측은 해보지만 추측은 추측일 뿐입니다. 어때요 길례언니보다는 '길안처녀'가 더 정감있고 낭만적이지 않나요? <br />
언제나 열쇠로 어둠을 열다가 희미하게 지워져가는 여자를 읽다가 문득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를 떠올렸습니다.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가 먼저 가슴을 쳐서였던가요. 그러다가 문득 언제나 열쇠로 어둠을 열다가 희미하게 지워져가는 남자를 떠올렸습니다. 이기적이죠? 그러나 '전화로만 잘 있냐? 별 일 없지? 안녕!' 매일같이 안부만 묻고 전화를 끊는 끊어야 하는 남자가 그 남자라면 그렇게 이기적이지는 않을 겁니다.<br />
어둠에게서만, 물기없는 고구마에게서만 목이 메이는 건 아니겠지요? 수동으로라도 열리는 문이라면 그나마 다행 아닐까요? 너무나 굳게 닫혀 있어 수동으로도 열리지 않은 문도 많지요.<br />
시 잘 읽었습니다. 건필과 건강을 빕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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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길안에서의 택시잡기(장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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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역시 젊은 감각으로 확장시키는 시의 주제는 내겐 사나흘 내리는 안개비 같습니다<br />
천경자님의 그림 속에서 이야기를 끌어내는 남태식 시인의 상상에 편승해보다가, <br />
김재성 시인의 느낌까지 동승해 봅니다<br />
독자의 몫이 다양할 수 있는 작품인 듯합니다<br />
김효선님, 잘 지내시죠? <시와 사상> 여름호에서 김효선 시인의 작품 2편 잘 보았습니다<br />
번개모임에 볼 수 있나요? 욕심인줄 알면서도, 보고 싶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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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

  늘 제가 가야 할 길이 어딜까 헤매고 있을 때 선배님들의 글을 읽으면 거짓말처럼 길이 나타납니다. 늘 부족하고 막낸대도 일은 젤루 안하고^^...그래서 늘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제 시를 다른 감각으로 읽어주시는 남태식 시인님...제가 눈에 보이지 않아서 미적거리고 있는 그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고칠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그리고 푸근한 웃음과 너그러움 속에 당당함이 숨어있는 장성혜 시인님, 유정임, 허청미 시인님...언제나 마음의 고향처럼 느껴집니다..물론 리토피아 식구들 모두다 그래요...(절대 아부아님)시도 젤 게으르게 쓰는 것 같아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건강하세요...<시와사상>에 실린 시 두 편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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