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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그늘에 잠들다(다층 200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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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효선
댓글 4건 조회 2,013회 작성일 04-09-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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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그늘에 잠들다 >

흐린 달빛을 물고 개가 짖는다

오늘은 참 밝구나 달빛이 흥건하게 환부를 스쳐가는 소리 마호가니빛 어둠을 질겅질겅 씹으면 건조한 날들은 또 반짝 이름을 뒤집어 물방울 몇 개 흘려놓기도 한다 고깔모자를 쓰고 불꽃놀이를 하는 어느 별 우물 안에선 벌건 가시들이 꽃을 피우기도 하는데

흐린날 개가 하늘을 향해 짖는다
무심한 사랑이 저기 흘러간다고
돌아갈 곳이 없는 빈 웃음을 잠깐 흘려놓고 또
안개처럼 하이얀 갈피를 꽂는다

몸 안의 기억들이 열꽃처럼 피는 밤에
흔들리는 나뭇잎에 대해 나는 쓴다
부드럽게 피어난 청나래 고사리
아직 흐린 달빛을 물고 개가 짖는다


<빗물을 읽다>


빗물,
빗물을 읽는다.
빗물이 만들어 놓은 길에서
누군가 철퍽철퍽 책장을 넘긴다.
질퍽한 언어들이 빗장을 열고
떨어져 내린다.
사랑도 계절을 타는 지
한 계단 삐끗거릴 때마다
녹슨 철대문을 밀고 들어오는
빗물,
창가에 앉아
또록또록 빗물을 넘긴다

『2004년 가을<다층>』

추천4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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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은빛 그늘에 잠들다'는 속도감 있는 리듬이, '빗물을 읽다'는 착상이 너무 좋습니다.<br />
몇번을 읽어도 감칠 맛이 납니다. 시 잘 읽었습니다.<br />
그런데 화자는 '은빛 그늘..'의 1,3,4연의 개가 물고 짖는 흐린 달빛과 2연의 참 밝은 달을 동시에 보는건지 아님, 연상작용을 일으키고 있는지 궁금하네요.<br />
흐린 날이라는 표현과 달이 참 밝은 오늘이 같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거라면 너무 분위기에만 이끌리는 건 아닌가 싶어서입니다.<br />
어쨋든 시 잘 읽었습니다. 건필을 빕니다.<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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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

  제가 고민을 했던 부분입니다. 흐린 달빛과 밝은 달빛...첫눈에 떡 보이는...그러나 흐린 달빛은 하늘에 달빛이 아니고 2연의 달빛이 진짜 달빛입니다...지금 생각해보니...무리였던것 같네요...조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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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시 참 좋습니다.<br />
-그냥 느낌에, 제목이 좀 시를 잘 받쳐 주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듭니다. <br />
-모호와 난해는 조금 다르지 싶은데, 좀 모호쪽에 생각이 기웁니다. 첫 시에는 화자가 분명한 데도 그렇고 뒷 시는 화자의 불분명함이 자신감있게 치고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백인덕 시인이 이야기 했던 '시답지 않은 시는 하나도 없었다'는 말이 참고가 될런지. <br />
-회원들이 댓글을 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안 잡힌다고 보아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여. <br />
-그냥 빈말로 하는 것은 아니고 시가 감각적이고 젊어서 좋아여. 그렇더라도 뭉근한 어떤 무게 - 질량감이라던데 - 를 기대해 봅니다. <br />
-가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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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

  고맙습니다...아직은 이른 길을 걷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충고?^^명심하겠습니다...피가 되고 살이 되고 시가 되는 ㅋㅋ...보름달처럼 꽉 찬 명절 되세요...모두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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