いかのぼり 昨日の空の ありどころ (蕪村)

いかのぼり きのうのそらの  ありどこ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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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연
어제 하늘에 있던
바로 그 자리


어제의 하늘, 나의 연.......

서울에서는 한강시민공원에 가면 연 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죠. 매점 옆에 오징어연을 연이어 길게 하늘로 띄어 놓은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내 딸 지원이에게 오징어연을 하나 사주어 하늘로 띄우는 걸 도와주면서, 어릴 적 아버지가 신문지로 만들어 준 커다란 오징어연이 생각났습니다. 바람부는 겨울 날, 동네 언덕에서 아이들이 연을 날리며 놀고 있는 모습을 쳐다만 보고 있던 나를 보고, 아버지가 커다란 연을 만들어 주었죠. 아마 동네에서 가장 큰 연이었을 겁니다. 연을 들고 언덕으로 달려가던 아이의 모습이, 그리고 다음 날, 줄이 끊어져버린 연이 먼 하늘로 사라지는 걸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하늘로 높이 뜬 지원이의 연을 바라보며 내 어릴 적에 사라진 그 연을 생각합니다. 연을 띄우는 땅은 예전의 그 땅이 아니고 시간도 많이 흘렀지만, 하늘은 내 어릴 적의 하늘 그대로입니다. 옛날, 나의 연이 떠 있던 그 하늘에 지원이의 연이 떠 있습니다. 하늘의 연은, 아버지와 나를 이어주는 시공간 속에 떠 있고, 먼 훗날 지원이가 자기의 아이와 함께 바라볼 그 하늘에 다시 떠오를 것입니다.

바로 그 자리, 지원이의 연.......  

2004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