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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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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과 여 >
발 디딜 틈 없는 지하철 속
한 남자의 하얀 손이
같은 또래 여자의
긴 머릿결을 연신 쓸어내린다
여자는 지그시 눈감으며,
-나 여기 있어
주위에 시선도 아랑곳없이,
-그래, 나 여기 있다니깐...
당신의 손은, 이 세상에서
내가 처음으로 묶이고 싶었던
어릴 적
그 끈을 닮았어...
남자의 손은 허기진 듯
계속 보채고
여자는 그때마다
단단히 정박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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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허기진 듯 계속 보채는 남자의 손은 일정한 목적만 달성하면 더는 움직이지 않는 또 단순한 손. 그 허기를 따라가다가 어떤 형태로 끝장나는 거이 인생이지만, 움직이는 지하철 속에서의 정박은 그래서 또 역설직이다. 허기는 계속 속는 것이기에 허기이지만 이 허기야 월매나 기분 짱인 허기인가? 난 배가 고프다 지그시 눈감은 걸이여!<br />
-가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