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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 눕다/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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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효선
댓글 0건 조회 1,577회 작성일 04-05-3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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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 눕다>

겨울을 지나는 지하도,
딱딱한 계단을 베고 누워있는 사내의
투정 섞인 잠꼬대가 강으로 흘러든다.
어머니, 자궁 안에서
천 년쯤 잠이 들고 싶어요.
입 속 가득 콘크리트로 채워진 거리
힘차게 물살을 타고
어머니 젖무덤을 파고드는 사내,
도시의 이름을 묻는 빽빽한 수초 아래
바람을 타고 흘러든 소문이 무성하게
알을 낳는다.
물살을 타고 흘러든 사내의 음성이 빗물로 떨어지는
도시,
사내의 이름은 지워지고
계절 밖을 거슬러 올라 온 연어가
바위 틈에 힘겹게 알을 슬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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