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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새들은 풍경을 만들지 않는다/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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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새들은 풍경을 만들지 않는다>
전신주에 걸터앉은 불빛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걸 지켜본다.
길 잃은 바람 몇 점 전깃줄을 흔들고,
이따금 새들은
낡고 허물어지는 불빛 속을 날아가며
소름이 돋아오는 날개를 접는다.
기다리면서 늙어가는 불빛,
이미 우린 오래 전 부터
더 이상 사라진 불빛을 찾지 않는다.
눈빛이 떨리지도 않는다.
전신주에 앉아
그저 먹먹한 불빛을 바라보기만 한다.
묵음의 날들이 전신주에 걸려 천천히 그리고 아주 천천히
풍경을 조이며 내 안으로 들어온다.
전신주에 걸터앉은 불빛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걸 지켜본다.
길 잃은 바람 몇 점 전깃줄을 흔들고,
이따금 새들은
낡고 허물어지는 불빛 속을 날아가며
소름이 돋아오는 날개를 접는다.
기다리면서 늙어가는 불빛,
이미 우린 오래 전 부터
더 이상 사라진 불빛을 찾지 않는다.
눈빛이 떨리지도 않는다.
전신주에 앉아
그저 먹먹한 불빛을 바라보기만 한다.
묵음의 날들이 전신주에 걸려 천천히 그리고 아주 천천히
풍경을 조이며 내 안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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