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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자전거 보관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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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자전거 보관소에서
글/김만호
아파트 공터 폐자전거 보관소에는 천여대의 자전거가 누워 있다
플라타너스 녹색 잎에 가려진 천여구의 시체의 입들에서
구더기가 스멀스멀 흘러 나오듯
분실된 속도가 안개처럼 피어 오르면
힘겹게 바퀴살은 돌아가고
거죽을 벗은 타이어에 빛나는 휠은
녹슨 은수저처럼 반짝거린다
폐자전거는 세살배기 아이가 손을 얹자
달리는 말의 입김처럼 푸른 숨을 토한다
굴러 가야 할 것들이 누워 있는 치욕을 딛고
네가 아버지를 부르며 옮겼을 두 세 발자욱을 생각한다
바람이 불면 이따금 삐걱거리는 페달의 기억을 쫓아
녹색 잎 선들한 눈빛을 쳐다 본다
머리가 잘린 채 어깨로 얘기하는 너는
천년동안 썩지 않을테지만 어느 무덤에 너를 묻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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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만호
아파트 공터 폐자전거 보관소에는 천여대의 자전거가 누워 있다
플라타너스 녹색 잎에 가려진 천여구의 시체의 입들에서
구더기가 스멀스멀 흘러 나오듯
분실된 속도가 안개처럼 피어 오르면
힘겹게 바퀴살은 돌아가고
거죽을 벗은 타이어에 빛나는 휠은
녹슨 은수저처럼 반짝거린다
폐자전거는 세살배기 아이가 손을 얹자
달리는 말의 입김처럼 푸른 숨을 토한다
굴러 가야 할 것들이 누워 있는 치욕을 딛고
네가 아버지를 부르며 옮겼을 두 세 발자욱을 생각한다
바람이 불면 이따금 삐걱거리는 페달의 기억을 쫓아
녹색 잎 선들한 눈빛을 쳐다 본다
머리가 잘린 채 어깨로 얘기하는 너는
천년동안 썩지 않을테지만 어느 무덤에 너를 묻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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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시에 대한 느낌을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 시의 소재는 좋은데 (폐자전거 보관소라는 설정 같은) 그것이 형상화 하는 과정에서 - 모자이크로 치면 그 이음새의 솔기가 터진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그 이질감이 합성되어 새로운 이미지로 오기보다는 따로 노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저의 오독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겐 그렇군요. 참고할거리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br />
-가뇽

김만호님의 댓글
김만호 작성일그 점이 저의 현주소인것 같습니다~~윤시인님은 요즘 글 잘 되시나요~~ 보고 싶군요~~

김만호님의 댓글
김만호 작성일올린 시를 삭제하다가 윤시인님의 덧글때문에 차마 못 지우겠군요~~ 좋은 나날 되소서~~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별 말씀을 다하시네여~ <br />
-올린 시에 대해 차라리 침묵하여 무시, 또는 긍정하는 것은 실수는 아니할 지 모르지만 애정의 바른 표현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해야한다는 의미는 아니고여, 좀 비겁한 것 보다는 솔직한 것이 낫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제 상처가 많습니다만. 좀 솔직한 것은 위축될 일이 많거든여~ 그 댓가로!<br />
-가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