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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감상> 혈거의 웃음소리...... 백우선의 '큰눈 내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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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하얀 무덤이다
날아올라간 시간의 가루가
쏟아져 내린
하늘의 태곳적
어느 고을이다
서 있고 걷고 나는 것들
백지 위에 이마를 맞댄
궁리 끝의 신세계,
천지의 음향인 듯
혈거의 웃음소리도
들려온다
............................................................................ 백우선의 '큰눈 내린 날' 全文
나무와 새들이 자연이었던 것처럼,
사람도 그 틈 정물처럼 서 있던 한 풍경을 생각할 수 있을까.
아마도 시인은 사람이 자연으로부터 벗어나기 이전,
한 짐승의 무리로 혈거하던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지난 시간들 눈처럼 쌓인 틈으로 눈 멀리 뜨고 보자니
비로소 나무는 나무로 서 있고, 새는 새로 날며
사람은 사람 모양으로 걷는다.
살기와 매음으로 가득한 이 회색 콘크리트 도시도
그 분주함을 살아내야 하는 인사의 고단함이며
무릇하게 저질러진 관계의 속됨도 이제 눈에 덮여
부끄러움을 감추고 있다.
태고의 설원처럼, 둔덕 낮아진 무덤처럼
세상은 온통 희고 잠잠하다.
저 풍경을 시인 또한 눈 덮인 세상의 한 켠에서
스스로 한 정물이 되어 바라보니
세상을 처음 만들었던 신처럼 '보기에 좋더라'...
그렇게 한마디 해보고 싶은 게 아닐까.
큰 짐승 한 마리로 배불리 먹고
곤히 잠든 어린 것이며 옌네를 바라보는 혈거인처럼
족하여 큰 웃음 한 번 지어보고 싶은 게 아닐까.
딴에는, 지난 3월 큰 눈이 오실 때
나도 엇비슷한 소망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이 끊임없이 떠돌며
누군가와 공유되고 있다는 느낌은 이렇게 흐뭇하다.
날아올라간 시간의 가루가
쏟아져 내린
하늘의 태곳적
어느 고을이다
서 있고 걷고 나는 것들
백지 위에 이마를 맞댄
궁리 끝의 신세계,
천지의 음향인 듯
혈거의 웃음소리도
들려온다
............................................................................ 백우선의 '큰눈 내린 날' 全文
나무와 새들이 자연이었던 것처럼,
사람도 그 틈 정물처럼 서 있던 한 풍경을 생각할 수 있을까.
아마도 시인은 사람이 자연으로부터 벗어나기 이전,
한 짐승의 무리로 혈거하던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지난 시간들 눈처럼 쌓인 틈으로 눈 멀리 뜨고 보자니
비로소 나무는 나무로 서 있고, 새는 새로 날며
사람은 사람 모양으로 걷는다.
살기와 매음으로 가득한 이 회색 콘크리트 도시도
그 분주함을 살아내야 하는 인사의 고단함이며
무릇하게 저질러진 관계의 속됨도 이제 눈에 덮여
부끄러움을 감추고 있다.
태고의 설원처럼, 둔덕 낮아진 무덤처럼
세상은 온통 희고 잠잠하다.
저 풍경을 시인 또한 눈 덮인 세상의 한 켠에서
스스로 한 정물이 되어 바라보니
세상을 처음 만들었던 신처럼 '보기에 좋더라'...
그렇게 한마디 해보고 싶은 게 아닐까.
큰 짐승 한 마리로 배불리 먹고
곤히 잠든 어린 것이며 옌네를 바라보는 혈거인처럼
족하여 큰 웃음 한 번 지어보고 싶은 게 아닐까.
딴에는, 지난 3월 큰 눈이 오실 때
나도 엇비슷한 소망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이 끊임없이 떠돌며
누군가와 공유되고 있다는 느낌은 이렇게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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