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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장미찻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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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한 여인에게서 찻잔을 선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빨간 장미가 촘촘히 그려진 화려한 잔이었지요. 얼마나 마음에 들던지, 그때는 아직 젊어 모든 화려한 것에 먼저 눈이 가던 때였거든요.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나 찻잔을 건네던 여인에게선 살결 고움이 다 사라졌지만, 나는 아직 차를 마실 때마다 잔을 건네던 여인의 젊은 손을 떠올립니다. 오래 만지작거리며 정이 들어서일까요. 차를 마시다보면 뜻하지 않게 여인의 분내가 느껴지고 어디선가 장미향이 나는 듯도 합니다. 나이를 먹으면 취향도 달라진다는데 남세스런 일이지요. 혹여 여인네가 입김이라도 쐬어 두었던 걸까요. 그 선연한 빛깔이 아직 이렇게 고웁고 내게 어색하지 않은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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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어조가 좀, 많이 슬프네. 시 두 편이 다 그렇구먼. 슬픈 사람은 현재가 슬프니까, 미래도 슬프고, 그래서 과거를 추억하게 되는 것도 같고 --- 암튼, 건 그렇고 '오줌 누는 일 외엔'별 쓸모가 없을 이라는 구절에서 난 걸리더구먼, 암튼, 잔잔하네.<br />
-홀짝 홀짝, 홀짝 홀짝, 연탄 화덕이 있는 둥근 탁자에 앉아 소금구이에 쇠주 한 잔했으면 싶은 분위기다. 새핸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