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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침과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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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의 죄수가 어둠을 낳았다
사신도 접근하지 않아 불멸인 것처럼 보이는 그 어둠을
우리는 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청년 하나가 너무 높아서
비둘기도 날아오르지 못하는 허공에 앉아서 우리를 본다.
삶과 죽음이 파레트의 물감처럼 섞이는 허공에
우리는 그를 진실한 미소를 가진 사람이었다고 쓴다.
그가 아프게 몸을 바꾸고 있다.
그가 떠난 자리에
지워지고 있는 일기 몇 줄과
멈춘 시계가 있고
목소리를 잃어버린
작은 새 하나가 앉아서
우리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배경의 어둠을 읽고 있다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광장에
누구도 아니고 아무도 아닌 사람들이 모여서
낯설어서 해독할 수 없는 자기 삶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
21세기라는 마을의 주민들인 우리들은
동의하는 듯한 표정으로
자본주의라는 계약에 서명을 해야 한다
그처럼 외칠 수는 없다
속삭일 수는 있지만
똑같은 북소리에 발을 맞추는 사람들을
허공의 그가 내려다보다가
더 고요한 곳에 있는
사랑이 태어나고 죽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보인다
PS 어느 젊은 청년의 죽음을 애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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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목숨을 던진 외침도 금방 지워지고 마는 세상.<br />
그 외침에 대해 속삭이는 우리들.<br />
시야가 확 넓어진 시.<br />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어서 좋네요.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유 시인의 따스한 시선이 잡히는 시네요. 지리멸렬이 부른 죽임이여. 애도라서 그런지 좀 설명적이니까, (그래서 어조가 차분하긴 하지만), 묘사가 좀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그래서 좀 길어진 듯도 싶구요. 잘 지내고 있는 거죠? 학교 생활도, 시업도요? 가뇽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데, 새로운 시가 없으면 이 시를 클릭하게 되네요. 아마 어떤(진한 슬픔 같은 것이) 무엇이 날 끌기 때문인지 싶네요. '낯설어서 해독할 수 없는 자기(나 자신의) 삶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게 만들어서인가 봐요. <br />
<br />
-ps가 없으면 더 신비할 것도 같고, 제목이 너무 주제를 대조해 암시하는 듯도 싶어요. 그건 좋은 시에 비해 어떤 아쉬움도 더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만--- 좋은 봄!<br />
-가뇽 <br />

유경희님의 댓글
유경희 작성일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세상에 막 자랑하고 싶을만큼 행복하게<br />
제주도로 수학여행도 가고<br />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