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봄봄
페이지 정보

본문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간절한 기다림을 향해 흐른다
겨우내 마른 소망 하나로
가만가만 몸 속에
기다림의 길을 낸 나무들이
내어놓은 혈관 속의 길을 따라
물은, 제 흥에 겨워
희망의 높이를 오른다
조심조심 기다림의 계단을 밟으며
가파른 경사를 올라 꽃을 피운다
목마른 기다림의 가지 끝에
꽃을 피운다
물은 오늘도 기다림을 향해 흐른다
- 이전글나는 中央으로 간다. 04.04.23
- 다음글지난 겨울의 기억 04.04.06
댓글목록

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세상이 온통 하얗습니다. 마른 가지 속에서 죽음을 견디고 <br />
환하게 세상을 열어내는 흰 꽃들이 <br />
저 물의 기다림이었군요. 간절함이었군요...... <br />
아름다워라. 4월이여, 씨알을 터트리는 봄볕이여. <br />
마디마디 눈을 감추고 있던 죽은 가지들이여. <br />
가파르게 거슬러 오른 계단의 끝에서 미지의 문을 여는 <br />
모든 기다림 물빛 설레임이여.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봄도 아니고, '봄봄'인 봄입니다. 신 시인님 잘 지내시져? 물이 간절한 기다림을 향해 흐른다면, 정말이지 간절한 기다림 욕심낼 만한 일입니다. 게다가 희망의 높이까지 오르니, 물이야말로 희망이겠죠.<br />
<br />
-자주 못 뵈서 아사미사합니다. 그래서 조금은 리플을 다는 데도 주저하게 하지 않나 싶습니다. 다음 기회에 쇠주 한 잔 하죠, 뭐. 가뇽

신광철님의 댓글
신광철 작성일
* 식물은, 살아있는 생명은 삶에 대한 열망으로 물을 길어올리는데 그 직립의 높이만큼 아름다웠지요. 도전의 직립이 아닌, 일어서고픈 자립의 직립이어서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그것을 그리움으로 그리고 싶었습니다. <br />
<br />
* 그리움의 이끌림에 물은 상승하는데 그 가열참이 또한 아름다웠거든요. 꽃도, 비도, 지구상의 많은 것들은 하강하는데 꽃을 피우려는 물의 수직상승은 그리움의 힘으로 보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