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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용/ 김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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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시인의 초상/ 김규동
박인환-- 생략
김수영-- 생략
조향-- 생략
김구용
반갑다고 상대방 어깨를 끌어안고 볼을 비벼대며 귀에 바싹대고 이야기하는 구용 시인의 습관은 아주 드문 풍속의 하나다.
자신이 난청이므로 상대방도 그럴 줄 알고 그러는지 모르나 그의 말소리는 이쪽의 귀를 왕왕 울리게도 하고 따갑게도 하는 거였다.
'그런데 참, 초월이라든가 초월시라는 것이 쉬르리얼리즘하고 다 4촌지간 아니겠어요. 그러니 참, 불교도 그렇고 노자 장자 열자 혹은 선문답 같은 것들이 시 가운데 들어와 질탕하게 놀때는 달처럼 둥근 그림을 그려낼 때가 있어요. 김 선생 안 그렇습니까.' 하며 그가 상대방 저고리 소매를 잡아끄는 것이다.
그가 쓰는 시는 난해하기로 치면 첫째였거니와 그가 하는 사유의 체험 역시도 조금 난해한 데가 있었다.
젊은 시절 그는 고무신에 두루마기차림으로 그 황폐한 대청동거리를 바람같이 왕래했거니와 꾸밈새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그의 풍모는 간디라든가 김 구 선생 같은 분들에게서 느끼는 청결한 감동이 더러 있었다.
'나의 시의 독자는 바로 나예요. 이 한 사람의 독자를 위해서 쓰는 노릇이 뭬 그리 장하다 할 수 있겠어요. 저는 세상에 대해 항상 미안한 걸 느끼고 있어요.'
이는 언젠가 구용이 쓸쓸히 고백하던 값진 말 가운데 하나다.
아내는 올 때마다, 쇠창살 사이로 '이젠 굶지않으니 건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절도범은 머리만 끄덕이었다.
그들의 앞에서 수목은 날아가버린 지 오래다.
구용의 시 '盲' 둘째 연 4행이다. 평소 말은 별로 없으나 불행에 우는 자들의 슬품을 잠재울 줄 아는 어진 데를 가지고 그는 한 세상 살다 갔느니라! 조향이 서양식 초현실주의 했다면 구용은 동양의 초현실주의 했다고나 할까. 그 세계는 독특한 것이다.
이한직-- 생략
<"월간문학" 2004년 1월호, 42-45쪽>
*김규동 시인의 <5 시인의 초상> 중 김구용 시인에 대한 부분만 옮겼습니다. 그리고 다음 부분의 중복된 부분은 입력 실수로 보고 바로잡았습니다.
그러니 참, 불교도 그렇고 노자 장자 열자 혹은 선문답 같은 것들이 시 가운데 들어와 질탕하게 놀때는 달처럼 둥근 그림을 그려낼 때는 달처럼 둥근 그림을 그려낼 때가 있어요. 김 선생 안 그렇습니까.' 하며 그가 상대방 저고리 소매를 잡아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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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종권님의 댓글
장종권 작성일
해마다 정월 초하룻날이면 함께 들르던 선생님댁 갈 수 없게 된지도 몇 해가 지났습니다.<br />
얼마 전에는 용인의 선생님께 다녀왔습니다. 일부러 시간을 낸 것은 아니었고,<br />
근방을 지날 일이 있었는데 그냥 스칠 수는 없었지요.<br />
김규동님의 시를 읽다보니까 선생님 말씀이 귀에 쟁쟁 울려댑니다.<br />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우선 헹님아는, 그러니께 평전을 쓰자면, 김규동과 김구용과 마른 것이 많이 닮은 사람이군요. 광대뼈가 유난하게도 마른 것이 ----(이하생략) (이 후는 나중에)<br />
-인쟈, 유심히 살펴보야쥐, 습관까지도, 헐 / 가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