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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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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와 현대시문학에 주로 글을 올려 왔던 김만호라고 합니다.
선배님들의 많은 조언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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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글/김만호
무거운 구름이 도시를 가둔 지 오래다
이제 먹을 것은
하늘을 반으로 뭉텅 자른
육교와 핏물 같은 빗물 뿐이다
육교를 씹어 먹으며 검은 구름을
빗물에 타서 마신다
아스팔트에 빗방울 구르는 소리
계단을 무겁게 웃는 배고픈 자들의
눈에 띄게 가벼워진 발자국 소리
발자국에 새겨지는 빗방울 소리
퍼덕이는 새의 몸부림처럼
치열하다가도 쉬 지워진다
잎사귀들이 찢어진 시체처럼
아무렇게나 떨어진다
저 멀리 몰려오던 폭풍은
컬컬하게 웃어 제끼고
지하철의 미친 속도에 맡겨진 사람들
주눅 들어 음울한 노래
미친 손가락이 육교를 흔든다
육교가 배고픈 자의 울음처럼
흔들거린다
내 입에 떨어진 육교의 둔중한 몸
하늘이 다시 두동강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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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의 많은 조언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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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글/김만호
무거운 구름이 도시를 가둔 지 오래다
이제 먹을 것은
하늘을 반으로 뭉텅 자른
육교와 핏물 같은 빗물 뿐이다
육교를 씹어 먹으며 검은 구름을
빗물에 타서 마신다
아스팔트에 빗방울 구르는 소리
계단을 무겁게 웃는 배고픈 자들의
눈에 띄게 가벼워진 발자국 소리
발자국에 새겨지는 빗방울 소리
퍼덕이는 새의 몸부림처럼
치열하다가도 쉬 지워진다
잎사귀들이 찢어진 시체처럼
아무렇게나 떨어진다
저 멀리 몰려오던 폭풍은
컬컬하게 웃어 제끼고
지하철의 미친 속도에 맡겨진 사람들
주눅 들어 음울한 노래
미친 손가락이 육교를 흔든다
육교가 배고픈 자의 울음처럼
흔들거린다
내 입에 떨어진 육교의 둔중한 몸
하늘이 다시 두동강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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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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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종권님의 댓글
장종권 작성일
김만호 시인 반갑습니다.<br />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br />
-제겐, 화자의 자리가 안 보입니다. 선이 굵고자 할수록 화자와의 거리가 분명해야 하지 않을지. 일테면 고무줄에 돌을 매달고 돌리는 이치처럼. 그래야 그것이 해체든, 난해든, 서정이든, 그 무엇이든간에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그러지 않을 땐, 자신도 모르는 진술을 하면서, 좋은 시를 몰라주는 사람만 야속해 보이거든요.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 시에서 풍기는 느낌으로 보면) 좋은 시를 차분히 읽을 때인 것 같다는 생각듭니다. 기교도,난해도, 비트는 것조차도 진실에서 나온다는 것만은 분명히 말해두고 싶습니다. <br />
-가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