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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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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당신이 지나고 있네
풀잎을 밟으시면, 풀잎 소리로
대 밭을 밟으시면, 댓잎 소리로...
저기 당신이 지나고 있네
그 언젠가 당신이 나를 지나가실 때
으스러지게 당신을 껴안았더니
너무나도 어지럽던 그 밤
끝내 긴 울음으로 당신을 배워
당신이, 내 여름을 지나가시면
까끌까끌한 볏잎 소리로
내 가을을 지나가시면
누런 벌판의 그 술렁거림으로
눈감고 가만히...
당신이 지나가시는 소리
오늘은 내 창을 흔들어 지나가시기
온 등(燈) 밝혀 가난한 밤을 맞으니
내 가슴,
당신 지나가는 소리
당신 가슴,
내 지나가는 소리
당신이 지나고 있네
풀잎을 밟으시면, 풀잎 소리로
대 밭을 밟으시면, 댓잎 소리로...
저기 당신이 지나고 있네
그 언젠가 당신이 나를 지나가실 때
으스러지게 당신을 껴안았더니
너무나도 어지럽던 그 밤
끝내 긴 울음으로 당신을 배워
당신이, 내 여름을 지나가시면
까끌까끌한 볏잎 소리로
내 가을을 지나가시면
누런 벌판의 그 술렁거림으로
눈감고 가만히...
당신이 지나가시는 소리
오늘은 내 창을 흔들어 지나가시기
온 등(燈) 밝혀 가난한 밤을 맞으니
내 가슴,
당신 지나가는 소리
당신 가슴,
내 지나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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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이 시도 '소리이미지'네요. 관심의 절정이 아니면 잡(들)을 수 없는 현재형이네요. '지나가시는 소리'이기에 안타까움이지만, 또 '당신 지나가는 소리'와 '내 지나가는 소리'가 겹치니, 한 완성이기도 하고요. 다만 그 완성은 지나침이기에 또 안타깝지만, 그렇기에 또 귀기울이는 아름다움을 지닌 것이 '당신'입니다. 그런 아름다운 '당신'을 저도 귀 기울이고 싶네요.<br />
-남(안명옥)의 시에 자신의 시로 댓글을 다는 승기 씨의 착한 마음씨, 내가 바람의 말을 그대에게 보냅니다. 좋은 시 많이 쓰길 바랍니다. <br />
-가뇽

안명옥님의 댓글
안명옥 작성일풀잎소리로, 댓잎소리로 지나 가는 당신이라 언제 의사 선생님 하시면서 이렇게 좋은 시를 쓰시는지 저는 요즘 지쳐 있는데 힘내고 다시 시를 써야 겠네요

신광철님의 댓글
신광철 작성일그렇군요. 그리움이란 것이 몸을 바꿔 그렇게 오는군요. 갈비뼈 한 마디씩을 건너뛰며 가슴팍으로 스며드는군요. 님은 행복한 분이란 걸 느낍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