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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자/근육통/시와상상 2010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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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통
산허리를 감은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백담사 간다. 깜짝 놀라 위를 쳐다보니 비단구렁이가 꿈틀거리며 기어온다. 무거운 배 끌고 계곡 아래로 간다. 산통으로 날숨들숨 반복한다. 물속에 몽글린 흰 돌을 가득 쏟아놓는다.
돋보기를 끼고 책상에 앉아 암기를 한다. 까마귀 날아간다. 이마에 동여맨 필승이라는 단어가 슈가처럼 녹는다. 빈 커피잔을 채운다. 허리가 결리고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일어난다. 통증은 책갈피 속의 침침한 눈길을 따라 종아리를 건넌다. 어깨 위로 개미들의 행렬이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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