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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눈의 여왕/2011년 다층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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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2011년 다층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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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이 만발한 숲으로 숨어든 나는, 눈의 여왕입니다. 자작나무 가지 끝에는 침묵을 물고 있는 화살이 박혀있습니다. 칼을 품은 북풍은 경계를 서고, 길들은 풍금 소리를 냅니다.
별이 떴습니다. 땅에서 하늘로 추락한 꿈들입니다. 별빛과 나란히 누워 같은 꿈을 꿉니다. 높은 담장 밑을 걸어서 그대를 찾아가네요. 그대는 지금 없고, 오른쪽으로 누워도 왼쪽으로 누워도 벽이 이마에 닿던 스물이, 계단에서 울게 합니다. 도시의 빛은 불끈불끈 솟아납니다. 딱 이틀 치의 빛을 훔쳤습니다.
치명적인 시간이 덜거덕 거리며 꿈을 깨웁니다. 북쪽에 있는 방은 냉돌입니다. 꽃잎이 뺨에 닿아 눈물이 됩니다. 여기서는 울음방울이 얼어서 굴러다니는군요. 그대를 끌어안았는데 무릎이 안겨있는 우아한 포즈로 깨어나는 나는, 눈의 여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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