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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송/봄의 혈관/2013년 시에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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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5,073회 작성일 13-03-2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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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혈관

 

 

팽팽한 전선이 얽히고설키어 도시로 달려든다. 건물과 건물을 연결시키며 도시를 가로지른다. 거리와 거리를 연결하고 지붕과 지붕을 연결하면서 고층 아파트를 타고 오른다. 지하주차장이 열리고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복도가 열리고 현관이 열린다. 벽들이 속내를 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안방문이 열리고 작은방문이 열리고 화장실문이 열린다. 지하층의 어두운 골방이 열리고 꼭대기층 다락방의 전기요가 열린다. 부엌이 열리고 냄비가 열린다. 스멀스멀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피어오른다.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동과 동 서와 서를 이으며 창문을 열고 어둠을 연다. 흔들리는 바람이 쳐들어와 어두운 골목 뿌연 먼지들을 끌어올린다. 가로등이 열리고, 오랜 밤을 견디는 간판등이 듬성듬성 이 빠진 채로 열린다. 마침내 하늘이 열리면 겨울바람이 어정거리며 골목길을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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