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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교사(敎唆)의 추억이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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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거예요 막막한 그리움으로 내 꿈속에서 때때로 슬그머니 끈질기게 부활하는 아버지 잊을 거예요 사실은 나 봄부터 꿀사과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하루에도 열두번도 더 바뀌는 하늘 변덕 가슴으로 다 받으며 꿀 만드는 꿀사과 때 되면 아무 원망하지 않고 나무의 몸 떠나서 매서운 겨울 찬 기운 이는 긴 시간 다시 오래 견디며 몸의 가장 깊숙한 가운데로 꿀 모으는 꿀사과 이야기 나 정말 하고 싶었어요 죽 끓듯 하는 변덕 무척이나 혼란스러워도 마침내는 꿀맛 내는 꿀사과처럼 어느 때인가는 기어이 꿀맛 주겠거니 하는 희망 이제 잊을 거예요 언제나 인자한 바위 얼굴이었다가도 돌아서면 한 순간에 얼굴 쓱싹 바꾸고 한결같음을 자랑하는 그 징글징글한 정 다가서면 그저 길을 막고 선 커단 돌일 뿐인 그 바위 얼굴 이제 정말 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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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절절한 감정이 꿀 사과처럼 맛있게 씹히는 것이 좋습니다.<br />
꿀맛 같은 송년회 때 외롭게 당직이시니 ....<br />
남 시인님 잊지 않을게요.<br />

정겸님의 댓글
정겸 작성일
절없던 시절 아버지의 그늘은 무척이나 커보였죠<br />
철이 들면서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의 존재는 망각속으로 빠져들게 되었죠<br />
그러나 아버지께서 이 세상을 등진 후 아버지의 모습은 다시 커 지기 시작합니다<br />
"끈질기게 부활하는 아버지 잊을 거예요 " 이 부분이 저에게는 애틋하게 느껴지네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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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시인님 이번 토욜 당직이슈? 걸리지 말고 잘 하슈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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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꿀사과를 꿀 박인 사과라, 꿀사과라, 동네서 말하더라만, 이 시는, 꿀사과를 맛있게, 맛나게 먹다가 속도가 좀 높여서 걸린 듯한, 아, 그런 시군요. '기어이 꿀맛 주겠거니 하는 희망 이제 잊을 거'라니, 거기서 걸립니다. 아니 걸려 좋습니다. 잊어서 영원히 기억해야죠.<br />
-그나저나 당직을 서면 거시기 머냐, 청승맞게 라면이나 끓여먹거나 건빵이나 구워 먹거나, 쐬주나 홀짝거리거나 할 것 같은데 ---- 청송에 소박맞은 티켓있으면 좀 초대도 하고 그라시오. 꿀사과만 다요, 꿀 ---도 있으니께.<br />
-내가 대신 잘 놀고 오리다. 나도 보충에다 뭐다 어려운 가운데 가니까, 내가 수직으로 뛰면서 놀다 오리다. 헐, 헐, 허얼 / 가뇽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토요일 - 일요일 계속해서 당직입니다. 재택당직인데 토요일은 밤 8시까지, 일요일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는 사무실을 지켜야 합니다. 잠자는 시간만 재택이지요.<br />
정겸 시인님, 토요일 당직이라도 걸릴 일은 없습니다. 걸면 걸린다지만 걸릴 게 별로 없거던요. 맛이 쓴지 전 잘 건드리지들 않더라고요. 사실은 나 꿀사과처럼 단 사람인데..... ㅎㅎㅎ<br />
송년회 모임 즐겁게 보내세요.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