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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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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제 아비 가슴에서 천천히 내려와 무성한 숲을 이룬 울음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전방 비상도로를 타고 가다 전복된 세월로
뻐꾸기 울음 속에서 전사한 동료의 새파란 이름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아직도 눅눅해 쳐져 내리는 젖은 세상 몇 페이지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앞이 안보일 때 까지 안개를 피워 올리며
베스트셀러를 꿈꾸는 저 검은 문장들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자신을 떠났다 길 잃고 시들어 버린 그리움의 잎들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허기진 날 국밥처럼 허겁지겁 먹어버린 몇 줌 청춘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불놀이처럼 끝내 버린 사랑, 이별, 그리고 그 짧은 여행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태워서
몇 모금 연기로 허공으로 날려 보내고 싶은 것은
세상의 뼈대가 될 것이라 믿었던 그 이념들
결코 벗어날 수 없었던 교과서 행간 행간들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살아서는 결코 목 놓아 불러 볼 수 없는
가슴에 묻어둔 이름 그 먼 이름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제 아비 가슴에서 천천히 내려와 무성한 숲을 이룬 울음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전방 비상도로를 타고 가다 전복된 세월로
뻐꾸기 울음 속에서 전사한 동료의 새파란 이름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아직도 눅눅해 쳐져 내리는 젖은 세상 몇 페이지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앞이 안보일 때 까지 안개를 피워 올리며
베스트셀러를 꿈꾸는 저 검은 문장들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자신을 떠났다 길 잃고 시들어 버린 그리움의 잎들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허기진 날 국밥처럼 허겁지겁 먹어버린 몇 줌 청춘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불놀이처럼 끝내 버린 사랑, 이별, 그리고 그 짧은 여행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태워서
몇 모금 연기로 허공으로 날려 보내고 싶은 것은
세상의 뼈대가 될 것이라 믿었던 그 이념들
결코 벗어날 수 없었던 교과서 행간 행간들
남자가 담배를 태울 때 조금씩 타들어가는 것은
살아서는 결코 목 놓아 불러 볼 수 없는
가슴에 묻어둔 이름 그 먼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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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억장이 무너져서 저는 담배를 끊었는데, (진짜 못 끊을 담배도 억장이 무너지면 끊어진다 - 오토로, 그건 의지를 넘어선다) 이 시대로라면 다시 담배를 태우고 싶군요.<br />
-송년회에서 만나 반가웠는데, 오랫만에 서울에 간 셈이어서 일정이 바빠, 긴한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편한 자리 생기겠지요. 건필을 빕니다.<br />
-가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