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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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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두어 개 부러뜨려먹고, 기타는
옆으로 뉘워 놔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음악학원의 기타는 어지간해선 음을 맞추지 못한다.
아니, 웬만하면 줄이 맞는다.
줄만 맞출 줄 알아도 반은 친 거라는데,
이걸 잡도리 하는 사람은 따로 있지만
닳고 닳은 학원의 기타는
음에도 골이 있다.
(이골이 난다는 말은 예 맞는 말 같다)
이골이 나서 서로간의 불협화음도
화음으로 전환시켜 버린다. 기타
스스로 초보곡 정도는 알아서 칠 것 같다.
노회한 기타를 보면, 존경까지 스러워지는데
뺑뺑이만 도는 운전면허학원 차처럼
왜 제 소리를 내고 싶지 않을까 마는
음 골이 몸에 익어 웬만한
불화음 정도는 몸으로 접어버리는 듯하다.
죔새가 풀린 것이 안타깝지만
부러진 목을 이어붙이고도 소리내는
그가 존경스러워 음을 맞추려는 시도가
꼭 불경 같다.
이력이 난 나도, 이제는
그를 보지 않고 악보를 본다. 그리고 꼭
음은 내가 맞추지 않는다.
*(아무도) 첫 빠따를 다들 피하는듯 싶어 먼저 매 맞는다.
-가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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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나같은 음치는 어떻게 하면 이골이 날까?<br />
시 너무 좋습니다. 이제 서서히 시골이 나는군요!

유경희님의 댓글
유경희 작성일
시에 이골이 나야 하는데<br />
먼저 이골이 나는 사람이 한턱내기<br />
시 좋네요<br />
......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이골난 음골 이야기 댓글이 이골나가는 시골 야그라 말골도 이골나겠습니다. <br />
써놓고 보니까 기본이 다 나와버렸습니다. 나도 모르게 절로.<br />
처음 읽을때는 리듬감이 전혀 없었는데 거의 매일이다시피 들어와서 읽다보니까 서서히 음골의 리듬이 읽혀집니다. 음골만의 리듬이요.<br />
'부러진 목을 이어붙이고도 소리내는' 제대로 된 소리를 내는 사람이고 싶네요.<br />
오랫만에 마음 편안한 밤입니다.<br />
청송은 오늘부터 무척 추워졌습니다. 얼음도 얼기 시작했고요. <br />
날은 추워도 마음만은 따뜻한 나날들 보내시기를.<br />

장종권님의 댓글
장종권 작성일
금주의 시로 올려 두었습니다. <br />
29일 무주 월례회 준비가 궁금합니다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천천히 차 몰고 가볼까 합니다. 저의 준비는 그렇습니다. 기타는 전부를 리드할 만큼 치지는 아직, 못하고요. <br />
-더 좋은 준비도 서서히 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비밀. <br />
-상주로해서 보은으로해서 서서히 천천히 토요일 오전에 출발해 볼까 합니다. 거기 가서 보지요, 뭐.<br />
-글고, 좋은 일인지 모르겠으나 시에 이골나면 좋겠지만, 좋지만도 않을 거 같기도 하고요. 암튼 만나고 싶은 여러분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