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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안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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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목이 잘린 그리움이
아직 싱싱하게 살아있다
밀봉해 놓은 이별의 캔
한 토막 절정을 품고 있다
생살을 도려낸 추억이
랩에 싸여 냉동 칸에 누워있다
쪼개놓은 반쪽의 심장이
푸른 내장이 물러터지는
검은 비닐봉지 속으로
더 어둡다는 전화가 온다
구석에 쳐 박혀 썩어가는
마르고 쭈글쭈글한 가슴
독한 욕망의 싹이 돋는다
매운 고춧가루로 속을 버무린
러브스토리가 끝나간다
마시다 남은 김빠진
서늘한 기억을 꺼내는 새벽 세시
무거운 문이 환하게 열리더니
생매장된 영혼이 확
신 냄새를 풍기며 뛰쳐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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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뭔지는 몰라도 '장 시인'님의 개성이 드러난 평소의 시 같지는 안군요. 여러 차례 읽어도 어떤 필이 긍정적으로 오지는 않는 것 같아요. 냉동실 문을 다른 사내보다는 좀 많이 여는(열 것 같은) 남자의 얘기니 참조 있으시기 바랍니다. 화이팅을 빕니다. <br />
-가뇽

서동인님의 댓글
서동인 작성일이 시의 냉장고는 화자 자신인 것 같습니다. 얼어붙은 냉장고로 변해버린 화자의 현재적 심정이 "이별", "밀봉", "생살", "반쪽의 심장", "푸른 내장" "생매장"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시어를 통해 표출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런 시어는 화자의 암담함을 그대로 베어물고 있네요. (물론 저의 자의적인 해석이지만). 냉장고 속의 시간은 고통의 지속이라고 말 할 수도 있지만, 그 지속은 문의 "열림"을 통해 환기되고 있어서 좋습니다. 장시인님, 이제 삶이 만들어 버린 냉장고의 냉동실, 냉장실을 확 열어제끼고, 나오세요. 정신과 육체의 두 축으로 이루어진 인간 생명의 모습을 냉장고라는 사물을 통해 비유한 시인의 시적 재능이 부럽습니다.

서동인님의 댓글
서동인 작성일
모던 포엠 홈페이지에 가면 회원님들의 작품이 실려있습니다. <br />
<a href=http://modernpoem.com<br />
target=_blank>http://modernpoem.com<br />
</a><br />
<br />
<br />
<br />
<br />

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윤시인님 날카로운 지적. 서시인님의 시를 넘어서는 훌륭한 평 명심하겠습니다.

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우선 감각적인 시어들이 묵독의 시선을 확 당기네요<br />
'냉장고'라는 공간 설정에 주목했습니다<br />
형형색색으로 분리된 자아를 춥고 어둡고 밀폐된 공간에 밀어넣고<br />
끝내는 여지 없이 무너지는(자아)과정을 시인은 냉혹하게 투시하면서<br />
그대로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냉장고문을 열어서 판도라 상자의 절망이 아닌<br />
냉장고 속에서 살아 남은 영혼(희망)을 끄집어 내는 시적 긍정이 백미이군요.<br />
장시인님의 시적 감각이 놀랍습니다, 부럽습니다.<br />
<br />
장시인님은 새벽 세시까지 냉장고 속에서 좌선을 하다가 '覺'을 하면<br />
불후의 명작이 탄생하는가 봅니다<br />
나두 한번 시도를 해볼까? 아마 부고장이 얼어서 툭 떨어지겠지요. 참아야지. ^_^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허, 선상님 말쌈이 더 절절히 아프네요. 그 말씀에 제가 눌리고요. 겸이 헹님아는, 여전히, 착한, 참말로 겸한 댓글 조용하구요. <br />
-우선와야할 우선이 헹님아는 워디서 머하까? 그도 궁금. 하기사 이번 송년회에는 꼭 온다니께,,, 동이니는 올해는 학씰히 넘기는 거 가꼬,,,,, 그냥, 느낌 조타, 조아, 홧팅!!! 팅 팅 팅 <br />
-올게는 그러타치고 내년에는 우리 주간님 뱃살 좀 빠지려나 모리것네. 문학회가 잘 되서 퍼져뿔리면 안되는데, 그도 걱쩡이네. 편집짱님은 편집에는 짱이니까, 잘 할테고, 편집위원은 머 미모와 젊음, 건강순으로 뽑은 거 같으니까, 맘 놔도 되겠고, <br />
,,,, 사화집은 나와쓸테고, 표지도 봐꼬, 에라이, 아무리 바빠도 올라가서 술 한 잔 빨자, 그나저나 좀 느껜는데,,, 시도 잘 쓰지만 미모도 넘치는 여우 시인님들이야 분명한 미모관리 있을 테고,,,, 그 외의 시인들은 경쟁 상대니, 생략, 내가 열심히 할 이유만 남았응게. 글고, 보고 싶은 영산이, 게다가 귀여운 인덕이, 내년에는 더 성숙한 인덕있게 굴겠지, 자식 그래야 장가간다는 사실을 모르니, 여전한 귀염둥이쥐만, 머루주는 정말 쥑여따. 한 여인을, 특히. 감동으로,,,, 늘거가나 잠 안 오는 밤에 잠결에 횡설수설, 살수가 달밤에 춤추다 감미다. 뇽! 뇽!! 뇽!!! (비번 1111)

김정숙님의 댓글
김정숙 작성일
어젠 불현듯 님의 전화를 받았어요. 총무라는 자리가<br />
어떤 자리인지 저도 쬐끔압니다. 부천작가 사무국장하면서... 정말 고생하시네요.<br />
그래도 열심히 하시는 모습 회원님들 모두 알 것입니다.<br />
고맙습니다. 년말을 맞아 다시 한번 우리 챙겨주신 것...감솨...<br />
아프지 마시고 감기도 피해가시고 행복하시기를... 장성혜총무님!!화이팅<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