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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개미와 나 - 부스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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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부스러기 주울까
개미는 빈 방에 떼거리로 줄을 서고
생각의 부스러기 주울까
나는 빈 길에 서 있다
깨끗하게 쓸고 나섰는데도
개미가 주울 빵 부스러기
여전 많은가
계절을 다 버틴 제 무게에 겨울비마저 얹혀
속절없는 나뭇잎 이제 그만 빈 길로 떨어지고
나는 빈 길에 서서 그저
떨어지는 나뭇잎 바라보고 있다
사실은 나 아무
생각이 없다
댓글목록

정겸님의 댓글
정겸 작성일
초겨울 계절의 틈새를 포착한 시로군요<br />
단아하지만 이 시를 읽고 있으면<br />
저 역시 같은 감정의 세계로 접어들게 되네요.<br />
감상 잘 하였습니다.

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개미의 생사가 달린 빵 부스러기의 절대성과 같이<br />
사유의 편린들은 시인의 존재성을 좌우하는 근원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br />
빈 길에 서서 낙엽의 의미마저 뛰어 넘고 있는 시인은 지금 禪으로 입경하고 있는 듯<br />
이 시 속에서 초연한 언저리에 서 봅니다<br />
남시인님, 좋은 작품 잘 보았습니다.

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그러니까 '사실은 나 아무/생각이 없다'는 현재적인 전언은 사실이면서, 그도 아닌 한 능청인 셈이네요. 빈 방/빈 길 이라, 저는 사무실에서 진공청소기, 그것도 충전용이라 빌빌한, 그래서 지우개 가루나 빨아들이는, 그런 청소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떨어지는 나뭇잎 바라보러 단양, 대잠리에 가야겠네요. 산문시에서 벗어난 변화, 제겐 좋게 보여집니다.<br />
-가뇽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했는지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소복하게 쌓였네요.<br />
첫눈이 내리면 만나기로 약속하고 어이없어 하던 젊은 날의 추억이 문득 떠오르네요.<br />
첫눈이 와도 누군가와 만날 약속을 하지 못한지도 오래 되었습니다.<br />
좋은 날들 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