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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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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명옥
댓글 3건 조회 2,608회 작성일 03-12-12 00:38

본문

별빛 소나타
                   안명옥

그녀는 내 알몸을 연주한다
비누냄새가 나던 그 손끝의 리듬,
불협화음으로 출렁이던
내 생의 가렵던 곳이 환하게 열린다
온몸으로 번져 오던 오르가즘,

저 물방울들은
어느 행성으로 가던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것일까
먼 외계와 대화를 나누듯
뜨거운 수면위로 하나씩 떠오르던 뽀얀 음계들
                          
(별똥별이 대기권에서 마찰을 일으키듯
욕심껏 문지르면 상처가 되는 것일까)

피부에 딱지로 들어앉아 있던 소문들
문지를수록 더 아려오고
식어버린 사랑은
높은음자리표로 떨어진다

피곤한 저녁들이 누워있는 탕 안으로
내 생의 줄 위에 걸려 떠돌던 음표하나가
슬프게 떨어진다

흐릿한 별빛음계들이
바닥에 은하처럼 흥건히 고여있다  

2003년 겨울호 열린시학 발표
추천6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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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겸님의 댓글

정겸 작성일

  삶을 광의적으로 비유한다면 어쩌면 우주여행이라 할 수 있지요<br />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얼마나 많은 별과 만나고 헤어졌을까요<br />
모든것을 생각으로 몰고 가게하는 12월<br />
"피곤한 저녁들이 누워있는 탕 안으로 <br />
내 생의 줄 위에 걸려 떠돌던 음표하나가 <br />
슬프게 떨어진다 "  정말 그러네요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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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영님의 댓글

윤관영 작성일

  -좀 슬프네요. 그리고 소녀적인 멜란컬리까지 느껴지기도 하고요, 또 어떤 생의 힘겨움 같은 것들까지 느껴져요. 뭐랄까, 지쳐서 달관한 듯한, 건조한 어떤 어조 같은 것 말예요. <br />
-안 시인, 위에 시와는 이 곳에 함께 묶어두는 게 좋을 듯해요. / 좋은데, 뭔가 머리에 강하게 남지 않는 무엇을 조금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br />
-가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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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옥님의 댓글

안명옥 작성일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정겸시인, 윤관영시인 바쁜 연말 건강하게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말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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