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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령/봄, 문배동/2008 시로 여는 세상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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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해령
댓글 2건 조회 4,589회 작성일 08-04-0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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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문배동

  

오리온 공장에서 마미비스킷 굽는 냄새가

내 유년의 허기를 휘젓던 시절
고장 난 지퍼같이 벌어진 철길 따라
아이들 조금씩 새나가고
울음소리, 악쓰는 소리 잠글 수 없던
그때도 문배동은 가난했다

비 내리는 오후의 무료급식소, 베들레헴의집*
손깍지로 머리 가리고 길게 줄을 선다
비 맞고 타먹는 한 끼의 점심
자존심은 등잔과 닮아있어서
너무 낮추면 그을음이 올라 온다
눈빛이 흐린 건 그 때문일 터
상처가 덧 난 자리에 진물 번지듯
개동백 가지마다 속도 없이 꽃망울 터진다

그나마 이곳도 재개발 되어 곧 헐리고
떡집으로 모여들던 주린 육체도
뿔뿔이 흩어 질 것이다
망가진 생도 재개발할 수 있다면
세월의 문간방에라도 세 들어 살텐데
저들은 세상에 대해 마음을 닫고
세상은 저들에게 등을 보이고
아무것도 나눌 수 없어 더 추운 봄
문배동

*떡집이라는 뜻
2008 시로 여는 세상 봄호



추천48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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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령님의 댓글

진해령 작성일

  안녕하세요..신입회원 진해령입니다...졸렬한 시..부끄러운 마음으로 올립니다... 여러 회원님들 만나뵙기 전에 먼저 인사 여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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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춘옥님의 댓글

고춘옥 작성일

  환영합니다. 더없이 좋은 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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