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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經!/이정화(시로 여는 세상 2008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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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經!
이정화
비 오시고
가을이고 늦은 밤이시고
하루 종일 받아 적었던 문장들
손끝으로 흘러내리시고
미끈 덩 가뭇없으시고
몸 적셔 주시고
어디 가서
살림이나 차릴까
먹으면 미친병 낫게 한다는 文鰩魚 같은 사내 얻어
눈이 빠끔한 씨감자 같은 아이들 너 댓
올망졸망 거느리고
먹으면 배고프지 않은 나무 丹木을 양식 삼아
아이들 모두
백옥 같고 청석 같은 시 잘 쓰는
시인으로 길러낼까
애면글면 젖은 씨알 같은 시 잊어버리고
도화만발한 시의 세상 시의나라
서왕모나 되었으면
아이들 커서 짠한 사랑노래 한 수
나를 위해 불러 주었으면
마지막 구절을
일생이 온 몸으로 쓴 한편의 시였다고 적어
젖은 몸 바싹 말려주었으면
이 비 그치시고
이 분탕질 끝나시고
신열 든 시꽃 활활 피워 올렸으면
시로 여는 세상 2008년 봄호
이정화
비 오시고
가을이고 늦은 밤이시고
하루 종일 받아 적었던 문장들
손끝으로 흘러내리시고
미끈 덩 가뭇없으시고
몸 적셔 주시고
어디 가서
살림이나 차릴까
먹으면 미친병 낫게 한다는 文鰩魚 같은 사내 얻어
눈이 빠끔한 씨감자 같은 아이들 너 댓
올망졸망 거느리고
먹으면 배고프지 않은 나무 丹木을 양식 삼아
아이들 모두
백옥 같고 청석 같은 시 잘 쓰는
시인으로 길러낼까
애면글면 젖은 씨알 같은 시 잊어버리고
도화만발한 시의 세상 시의나라
서왕모나 되었으면
아이들 커서 짠한 사랑노래 한 수
나를 위해 불러 주었으면
마지막 구절을
일생이 온 몸으로 쓴 한편의 시였다고 적어
젖은 몸 바싹 말려주었으면
이 비 그치시고
이 분탕질 끝나시고
신열 든 시꽃 활활 피워 올렸으면
시로 여는 세상 2008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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