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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뱀(현대시학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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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뱀
미루나무 이파리 흔들리는 강둑에다 귀를 열어놓고 있어서
복사꽃 닮고 싶어 색색의 옷 열두 벌 갈아입기도 해서
어허라덜궁 어허라덜궁
이파리 제 키를 훌쩍 넘은 옥수수밭에
죽음처럼 누어있기도 해서
해 질 때마다 부르는 소리 들려
입은 채로 강물 건너다 발을 떠내려 보내서
수십 갈래 몸속 길이 산지사방 뻗쳐서
허깨비처럼 문득
내가, 내가 아닌 듯도 해서
역마살나무 사철 대문 밖에 무성해
몸이 먼저 달떠서
머리칼 한웅큼씩 뜯겨지고
방문에 자물통이 채워지기도 해서
기어코 독뱀에게 물린 뒤에야
푸른 독 내 몸 구석구석 스며
어허라덜궁 어허라덜궁
들려있던 내가 땅을 딛는데
어제 살았던 것도 기억하는데
미루나무 이파리 흔들리는 강둑에다 귀를 열어놓고 있어서
복사꽃 닮고 싶어 색색의 옷 열두 벌 갈아입기도 해서
어허라덜궁 어허라덜궁
이파리 제 키를 훌쩍 넘은 옥수수밭에
죽음처럼 누어있기도 해서
해 질 때마다 부르는 소리 들려
입은 채로 강물 건너다 발을 떠내려 보내서
수십 갈래 몸속 길이 산지사방 뻗쳐서
허깨비처럼 문득
내가, 내가 아닌 듯도 해서
역마살나무 사철 대문 밖에 무성해
몸이 먼저 달떠서
머리칼 한웅큼씩 뜯겨지고
방문에 자물통이 채워지기도 해서
기어코 독뱀에게 물린 뒤에야
푸른 독 내 몸 구석구석 스며
어허라덜궁 어허라덜궁
들려있던 내가 땅을 딛는데
어제 살았던 것도 기억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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