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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시평/인물 소재 시의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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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시인/중앙대 교수
[계간 시평]
인물 소재 시의 재미
구회남은 시인이자 작사가인 박건호의 투병과 죽음을 애통해하며
한 편의 시를 썼다.
발 사진 에세이 전시회에 퉁퉁 부은 두 발을 내다 걸고는
‘걸을 수 있다, 기적이 일어났다’고 좋아하시던 모습은 영락없는 소년이
었는데
톱으로 잘린 심장, 철사 줄로 묶인 가슴뼈로 살아내고 있는 줄,
뇌졸중에, 중풍에, 신장이식수술까지 받으신 줄 미처 몰라
손 한 번 먼저 내밀어 나무의 결 한 번 만져드리지 못한 회한의 밤.
지난 1, 2년 ‘허수아비’로 나타나서 마지막 인사하는 것인 줄,
‘모닥불’로 피어나 새에게로 가는 길의 끝자락인 줄 미처 몰랐던 나.
‘내 곁에 있어주’ 하신 당신
2007년 12월 9일 우리 곁에서 먼저 떠나간 한 사내.
고독조차도 사치였던 당신 곁에 ‘모나리자’의 모호한 미소를 지우며
‘아, 대한민국’인들은 황사 낀 하늘을 봅니다.
-「박건호」 부분
이 시를 읽기 전까지는 박건호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중가요를 수
다히 작사한 분인 줄 몰랐다. 또한 그의 생의 말년에 엄청난 고통을 겪었
으며, 2007년 12월 9일 작고했는지도 몰랐다. 시인은 개인적으로 친
분관계가 있었는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
나 한 명 예술가의 혹독한 투병의 과정을 거쳐 저승에 갔음을 소상히
들려줌으로써 그분의 부음을 전하고 죽음을 애도한다. 시인이 이 시를
씀으로써 박건호는 우리의 뇌리에 다시금 되새겨질 수 있게 되었다. 인
물시의 매력은 여기에도 있는 것이다. ---중략...
---문학나무 2008 가을호에서---
[노래했을 뿐이다] 인물시 2
2008년 12월 23일 출간
[계간 시평]
인물 소재 시의 재미
구회남은 시인이자 작사가인 박건호의 투병과 죽음을 애통해하며
한 편의 시를 썼다.
발 사진 에세이 전시회에 퉁퉁 부은 두 발을 내다 걸고는
‘걸을 수 있다, 기적이 일어났다’고 좋아하시던 모습은 영락없는 소년이
었는데
톱으로 잘린 심장, 철사 줄로 묶인 가슴뼈로 살아내고 있는 줄,
뇌졸중에, 중풍에, 신장이식수술까지 받으신 줄 미처 몰라
손 한 번 먼저 내밀어 나무의 결 한 번 만져드리지 못한 회한의 밤.
지난 1, 2년 ‘허수아비’로 나타나서 마지막 인사하는 것인 줄,
‘모닥불’로 피어나 새에게로 가는 길의 끝자락인 줄 미처 몰랐던 나.
‘내 곁에 있어주’ 하신 당신
2007년 12월 9일 우리 곁에서 먼저 떠나간 한 사내.
고독조차도 사치였던 당신 곁에 ‘모나리자’의 모호한 미소를 지우며
‘아, 대한민국’인들은 황사 낀 하늘을 봅니다.
-「박건호」 부분
이 시를 읽기 전까지는 박건호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중가요를 수
다히 작사한 분인 줄 몰랐다. 또한 그의 생의 말년에 엄청난 고통을 겪었
으며, 2007년 12월 9일 작고했는지도 몰랐다. 시인은 개인적으로 친
분관계가 있었는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
나 한 명 예술가의 혹독한 투병의 과정을 거쳐 저승에 갔음을 소상히
들려줌으로써 그분의 부음을 전하고 죽음을 애도한다. 시인이 이 시를
씀으로써 박건호는 우리의 뇌리에 다시금 되새겨질 수 있게 되었다. 인
물시의 매력은 여기에도 있는 것이다. ---중략...
---문학나무 2008 가을호에서---
[노래했을 뿐이다] 인물시 2
2008년 12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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