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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꽃꿈 외(시와사상 2008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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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태식
댓글 0건 조회 3,939회 작성일 08-05-30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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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꽃꿈

  
  겨울이 길다 하니 꽃놀이 꿈 더 부푼다 꽃놀이 꿈 하 고파 곳집에 이르니 허공에 말들 가득하다 입춘 경칩 지났다 청명은 부러 뒤로 밀치고 말들 잡는다 하늘 떠도는 말들 땅으로 내려오지 않아 내민 손들 허공에 나풀거린다 곳집에 차례대로 요령소리 당연 울리고 우수 곡우에도 이어진 강 따라 큰물 터져 넘친다 요령소리 내 건너 산을 넘자 마침내 큰물은 절기를 잊는다 겨울바람 매섭다 매섭다하여 굳은 등짝 맡기니 두드리는 꽃샘잎샘 추위에 이빨 빠진다 체기가 깊어 둥글게 빚은 환약 받아먹으니 빈 잇몸 무사통과 목구멍을 막는다 환약에 힘 풀려 숨 다시 돌려면 겨울밤 꼽아보는 손가락 턱없겠다 또 오는 겨울바람 간지럼 태우듯 뼛속 파고들어 모르는 새 뼈 다 녹겠다  

('부실하다, 꽃꿈개꿈'으로 발표, 제목 변경)



사랑해요, 푸들

  
  저 푸른 산 화르르 불 일어 치솟아도 아버지, 곳간 푸줏간 허신다, 바다 건너에서 오랫동안 배 한껏 불리며 단식 중인 수호견을 위하여 아버지, 쌀 독 비우신다 미역 시렁 떼신다 참기름 병 엎으신다 이바지 소 잡으신다, 애초부터 추릴 일 없을 수호견의 뼈와 살을 위하여 아버지, 쌀 골라 불리신다 미역 벅벅 헹구신다 쇠고기 채 써신다 참기름 두르신다 조물조물 무치신다, 낮게 내려앉는 하늘 아래에서 더 높이 웅크리느라 태아처럼 동글동글 말리고 있다는 수호견의 등짝을 위하여 아버지, 죽 지으신다 참기름 또 두르신다 쇠고기 달달 미역 들들 볶으신다 죽 풀풀 국 팔팔 끓이신다, 아늑한 자궁의 꿈에 들려고 흐릿흐릿 닫히고 있다는 수호견의 동공 아래 아버지, 필시 불 떨어진 게야 불 떨어져도 늠름한 수호견의 발 아래 아버지, 고개 들어 눈 맞추신다 엎드려 발등 핥아 불 끄신다 삼백 예순 닷새 진수성찬 차리신다, 저 푸르던 산 검으스르 재 일어 휘덮여도 모르는 척 아버지, 마침내 곳간 푸줏간 허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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