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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씨 / 이정화(애지 2007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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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화
댓글 0건 조회 4,479회 작성일 07-03-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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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씨


이정화


조그만 몸으로 피워 올린 꽃잎들로
아찔한 앵두씨
자고나면 무성해 지는
한해살이 잡풀들 사이에서
더디게 나가는
다년생의 뿌리를 붙잡고
울다가 웃다가 혼절했을 앵두씨
억장의 잔가시 같은 가지들을 밀어내느라
밑 둥에 새겨놓은 거친 생의 흔적을
내치거나 숨기지 않고 고스란히
내 보이고 있는 앵두 앵두씨
오래 참아 온 들숨으로
새빨갛게 익힌 울울한 심사를
거침없이 진상하고
시침 뚝 떼고 있는
다산성의 자궁을 여전히 앵앵
울리고 있는 앵두 앵두씨


- 애지 2007년 봄호 -
추천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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