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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식 자동 세차장 외 1편(2007 작가들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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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정임
댓글 1건 조회 4,309회 작성일 07-05-09 18:13

본문

터널식 자동 세차장

               유 정 임

한 남자가 나를 인도 했네
무슨 聖者처럼
다 알아서 그려 놓은 굵은 노란 선을 따라 오라네
더럽혀진 몸과 마음을 이끌고 선을 따라 갔네
터널 앞에서 그가 두 손을 들어 정지 신호를 보냈네
몸과 마음을 씻고 새사람이 되어 나가는 길을
그가 세세히 일러주네
내 몸을 서서히 터널로 밀어 넣기 시작했네
온몸에 비누가 섞인 물을 뿌렸네
나를 다 감싸고도 남을 만큼 커다란
수천 갈래로 된 걸레가 사방에서 달려 들었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닦아댔네
다시는 눈 뜰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어둠이 내 속내를 꽉 채웠네
다시 물을 뿌리고 물기를 빨아드리고
뿌우, 하는  신호음
어느새 터널 밖에 있었네

오늘도
몸밖에 붙은 오물만 씻어냈네.




죽기 위해



닭, 철새에겐 조류독감이 있습니다
돼지고기 쇠고기엔 다이옥신이나 광우병이 있습니다
채소나 과일엔 농약이 있습니다
송어, 향어, 장어, 민물고기엔 암을 유발하는  말라카이트그린 이라는게 있습니다
즐겨먹는  김치엔 기생충 알이 있습니다
최신예 개발  형입니다

날마다 이들을 버무려 밥상을 차립니다.

( 먹읍시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2007 작가들 봄호>




추천84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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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

    유시인님 시를 접하면 평평한 것 같으면서도 옹글친 각이 문득 도드라지는 느낌에  어느새 웃음이  돌곤 합니다. 선과 악, 뚜렸한 선이 있고, 그 것에 벗어나는 것 같으면 자신은 어떤가 하는 성찰이 이끌어지며 그 순간이 시가 되고 마는, 그러지 않고는 못 배겨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은 꽉 짜여진 경계를 무력화시키는 작업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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