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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6시(애지 2007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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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6시
구회남
6월 6일 6시 총알택시를 타고 달린다
사방에서 바람이 와서 부딪쳐 미끄러지고 넘어진다
방향은 우에서 좌로 튼다
관음사 앞 까마귀들이 아침식사 준비로 분주하다
나도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었지만 체할 것만 같다
점심으로 성수 세병과 情 (정) 을 7개 준비한다
입구는 좁다
좁은 문을 들어가야 닿을 수 있는 하늘 가까운 곳
때죽나무 사열해 섰고
바닥은 현무암이 깔려 숭숭 구멍 뚫려 있다
버펄로 신발바닥은 미끄럽고, 건천을 들락거리는 박쥐들
검은 구덩이를 렌즈 안으로 삼키고 컴컴한 웅덩이를 본 후
느닷없이 넘어져 깨지는 엘보, 숭숭 구멍 난 뼈, 바스러진 우주
서어나무 위에서 자신의 굿 구경을 끝내고, 자신의 직관이 맞아 떨어졌다
믿고 돌아서는 까마귀 내가 오늘 있어야 할 곳은 매미채를 돌리는
성도들의 사원이라 적혀 있던 것을 배반한 대가
대가치고 너무해요 평생 구부러진 채 아무 말도 못하고
구해달라는 세미한 소리를 안 들으려고 귀를 닫아요
[애지 2007 여름호]
구회남
6월 6일 6시 총알택시를 타고 달린다
사방에서 바람이 와서 부딪쳐 미끄러지고 넘어진다
방향은 우에서 좌로 튼다
관음사 앞 까마귀들이 아침식사 준비로 분주하다
나도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었지만 체할 것만 같다
점심으로 성수 세병과 情 (정) 을 7개 준비한다
입구는 좁다
좁은 문을 들어가야 닿을 수 있는 하늘 가까운 곳
때죽나무 사열해 섰고
바닥은 현무암이 깔려 숭숭 구멍 뚫려 있다
버펄로 신발바닥은 미끄럽고, 건천을 들락거리는 박쥐들
검은 구덩이를 렌즈 안으로 삼키고 컴컴한 웅덩이를 본 후
느닷없이 넘어져 깨지는 엘보, 숭숭 구멍 난 뼈, 바스러진 우주
서어나무 위에서 자신의 굿 구경을 끝내고, 자신의 직관이 맞아 떨어졌다
믿고 돌아서는 까마귀 내가 오늘 있어야 할 곳은 매미채를 돌리는
성도들의 사원이라 적혀 있던 것을 배반한 대가
대가치고 너무해요 평생 구부러진 채 아무 말도 못하고
구해달라는 세미한 소리를 안 들으려고 귀를 닫아요
[애지 2007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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