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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외 1편 (열린 시학 2007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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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률
댓글 0건 조회 3,815회 작성일 07-06-13 15:09

본문

이제라도


그대 손 꼬옥 쥐고 자는
나는 사랑을 베푸는 것이 아니다.
책임지겠다는 말 얼마나 무모한지
뒤늦게 용서받고 싶은 것이다.
잠들기 전 오붓한 시간마저
출근을 위해 서둘러 자는 나를
그대는 저평가된 우량주로 알았을 것이다.
하루의 대부분 따로 지내고
남은 날들 대부분 마찬가지여도
결혼생활 손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이힐 신고 출근하던 꿈 많은 처녀
텅 빈 거실에 중년으로 앉아있을 때
창밖의 목련 고개 내밀어도
그대의 사월은 낙엽 지고 눈비 올 것이다.
그러니 남은 시간 10년쯤은 애인처럼
또 10년쯤은 신혼처럼 공들여야
나머지 삶 외롭지 않게
소꿉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것이다.
















기꺼이 입 맞출래


달려오는 기차를 향해
나 돌아갈래 외치는 주인공처럼
박하사탕의 설경구처럼
나, 돌아가지는 않을래.
가지 않은 길이 이 길보다
덜 덜컹거릴 거라 말하지 않을래.

그때 당신을 만나지 않았어도
그일 아니었어도
내 인생은 아팠을 거라 말할래.
제 몫의 고민 누구에게나 있어
사는 동안 치러야 할 내 고독의 양이
당신의 그것보다 크다고 하지 않을래.

밤늦도록 주점에 앉아있던 내 그림자
어느 날엔 당신 그림자로 우두커니 서있고
당신의 처진 어깨 돌아누운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나는 낯익은 아픔.
나, 당신 아픔에 기꺼이 입 맞출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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