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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화( [2007 새로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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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회남
댓글 0건 조회 4,236회 작성일 07-08-2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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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화
구회남



목이 꺾인 국화와 백합 사이의 어머니의 영정 사진
상주의 순한 것은 비눗방울 놀이에 즐거워하고
절을 하려는 객의 손안에서는 호두알이 멈춰 서 있다
나는 거울을 본다

여중을 졸업하던 날
나의 학창시절 처음 학교에 오신 어머니
열둘과 열둘의 사이에 끼어 어머니 낯은 빛났고
딱 한 번 폼나게 보이셨고
그날 처음 어머니가 사 주신 검은자장면을 먹었다

어머니의 30년 전쟁은 끝날 줄 몰라
밥은 부뚜막에서 찬물에 말아 한 술 뜨는 둥 마는 둥
어머니의 바로크시대를
나는 기록하기 위해 펜촉에 잉크를 찍는다.

영정 앞에 펼쳐져 있는 성 제롬의 로마서를 펼쳤다가
책장을 덮으며 먼지들의 팔딱거림을 보고
나의 목의 진주 목걸이를 풀어 어머니의 관에 넣고
문을 열고 나서는데 노랑나비 한 마리 날아간다

     [2007 새로운 시/문예연구사]
     2007년8월25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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