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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벌레에게 쏘이다/파도는 경전을 쓰고(시작/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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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동인
댓글 0건 조회 4,447회 작성일 07-09-07 02:32

본문

날벌레에게 쏘이다

                        서동인

아파트가 뿌리내리던 낙산에
나무들이 집을 지었다
이 곳의 나무는 새와 벌레에게
세를 놓았다 흙과 몸을 섞는
나무들의 신음소리 엿듣다가
밥벌이 나온 날벌레 한 마리
내 팔뚝에 침을 놓고 도망친다
날벌레와 몸을 섞다니,
공원의 침입자로 오인 받은 나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날벌레에게 쏘이다!
시적(詩的) 진술서를 작성하는데
팔뚝에 번지는 독성의 위력 앞에
누군가에게 상처 준 시간들이 휙, 지나간다
제 몸의 일부를 독하게 쏘아버린
날벌레의 행적이 궁금해지는
해질녘 낙산공원
나는 피해자가 아닌,
날벌레에게 내 몸의 독을 쏘아버린
가해자였는지 모른다



파도는 경전을 쓰고
                             서동인

 절, 절, 하면서 울어 보셨나요?

 벼랑 끝 영구암의 종소리 수행중인 바다를 흔들면
 뒤채이는 파도가 경전을 씁니다
 남해바다 빛을 훔친 죄로
 용궁으로 돌아가지 못한 금오산 거북의 사연,
 수평선이 밑줄을 그었습니다
 가끔씩 행간을 가르는 고깃배들이 멀미를 합니다

 날마다 경전을 읽는 물새의 부리가 닳았습니다
  
  
  2007년 <시작> 가을호
추천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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