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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와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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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와 연기/구회남
나는 안개다로 시작된 여고생의 일기는 뿌옇다.
페닉스를 피워보고 싶은 날
은 아궁이로 가서 매운 연기를 맡으며 낙양성 십리하에를 불러제꼈
고 소맷자락으로 눈가를 문질렀
다. 한 모퉁이만 40,000장의 사진을 촬영한 지가
일십 년이 넘었지만 그는 한 발자국도 가까워 오
지 않는다. 그가 관심을 보였던 낡은 카메라는 훔친 것 이
었어. 하루 5분씩 같은 장소에 나타났나더니 관계를 물고 나
온 너는 집착으로 전이된다. 스모그인지, 스토커인지 분간하지 못하
는 널 나무랄 수만은 없었어. 1952년에 태어난 너는 수천 명을 죽이
며 런던사건을 일으켰고, 1957년 12월에도 사건은 터졌다.
검지와 중지 사이의 페닉스,
이를 악물고 참았던 아버지는 죽기까지 결사적으로 피워댔
어. 광화학 스모그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너는 뿌옇다 흐리
다. 무게를 재어본다 무겁다. 하 수상한 연기를 피운
다. 너는 이편도 저편도 아닌 회의주의자 사전이다.
--- 시현실 2008 여름호---
나는 안개다로 시작된 여고생의 일기는 뿌옇다.
페닉스를 피워보고 싶은 날
은 아궁이로 가서 매운 연기를 맡으며 낙양성 십리하에를 불러제꼈
고 소맷자락으로 눈가를 문질렀
다. 한 모퉁이만 40,000장의 사진을 촬영한 지가
일십 년이 넘었지만 그는 한 발자국도 가까워 오
지 않는다. 그가 관심을 보였던 낡은 카메라는 훔친 것 이
었어. 하루 5분씩 같은 장소에 나타났나더니 관계를 물고 나
온 너는 집착으로 전이된다. 스모그인지, 스토커인지 분간하지 못하
는 널 나무랄 수만은 없었어. 1952년에 태어난 너는 수천 명을 죽이
며 런던사건을 일으켰고, 1957년 12월에도 사건은 터졌다.
검지와 중지 사이의 페닉스,
이를 악물고 참았던 아버지는 죽기까지 결사적으로 피워댔
어. 광화학 스모그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너는 뿌옇다 흐리
다. 무게를 재어본다 무겁다. 하 수상한 연기를 피운
다. 너는 이편도 저편도 아닌 회의주의자 사전이다.
--- 시현실 2008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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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흑묘백묘 곁에, 채도 7.0의 회색고양이처럼 앉아서<br />
고개를 갸웃거리며 시를 읽고 있습니다.<br />
안개와 연기의 차이<br />
기화된 순수한 물입자와, 산화된 화학물질의 차이<br />
대상과, 대상에서 빠져나온 빛이 맺혀있는 사진의 차이<br />
그 중간쯤,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매개자로서 존재하는 듯한<br />
시인의 생각을 열심으루다가 곁보면서........무감각하고, <br />
성실하게, 빛을 전달하는 카메라처럼 말이지요.